SW 대미 수출 장벽은 역시 `비자`

 미국에 소프트웨어(SW)를 수출하는 업체들이 미국 측에 통관절차와 기술인력 상호교류 등 비관세 장벽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한·미 FTA 2차 협상을 앞둔 가운데 미국 측에 국내 SW업체의 요구사항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회장 최헌규)는 미국에 수출 실적이 있거나 현지법인을 운영중인 47개 SW기업을 대상으로 ‘한·미 통상 관련 SW 산업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법·제도 개선 요구=미국 고객사 시스템 구축으로 인력을 파견할 때 비자가 없으면 미국 내에서 불법 노동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워킹 비자를 받는 절차와 기간이 복잡하고 비자 기간도 6개월밖에 안 돼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체 관계자는 “통상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비자 기간은 겨우 6개월”이라며 “비자가 없는 인력은 미국 국경 인근 캐나다에서 원격 개발을 진행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경력 4∼5년인 개발자도 회사를 이적한 지 1년이 안됐다는 이유로 비자를 허용하지 않고 미국 업체와 계약 여부를 따지는 절차가 복잡하다.

 또 미국인은 비자 없이 한국에 한달 동안 체류할 수 있지만 미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아 중남미 출장을 가기 위해 미국을 경유하지도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는 주장이다.

 ◇관세 외 장벽 낮춰달라=미국 SW 업계에는 여러 가지 자격증 제도가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취득한 자격증은 미국 현지에서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상호주의에 입각해 국내에서 인정한 유사한 형태의 공인자격이 미국에서도 유효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명시해 달라는 요구다.

 또 국가 안보와 관련된 시설이나 기관 등에는 미국 시민권자만을 고용하는 등 차별적 조항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정부·전자결재·공인인증서 등과 같은 최근의 디지털환경 변화추세를 감안할 때 SW의 범위는 단품 SW를 넘어서 광범위한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은 연방 및 주 또는 하부 행정기관에서 정부 구매 시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법’으로 외국기업을 차별하고 있다.

 특히 정부조달 시장에서 외국기업의 입찰 배제, 지방기업에 가격 특혜 제공 등의 차별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밖에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의 로열티 수입에 10%의 세금을 부과하는 데 이를 인하하라는 요구도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환수받기 어려워 벤처기업에게 부담을 안겨준다는 주장이다.

 ◇양국 간 형평성 있는 기준 필요=게임등급 심사 시 온라인게임의 저연령 등급분류 요구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내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리지니2’는 국내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반면에 미국 ESRB로부터는 13세 이상의 청소년이면 이용 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미국에서 저연령층이 이용 가능한 온라인게임에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강력한 등급심사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역으로 미국기업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미 WTO에서 온라인게임을 ‘레크리에이션 서비스’로 분류해 도박을 제외한 온라인게임에 무역장벽을 철폐하려 하나 미국에서 부분적으로 온라인 경마게임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을 가지고 국내에서도 같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제한을 풀어달라는 목소리다.

 송훈상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미국에서 요구하는 사항 못지않게 국내 수출 업체의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며 “관련 내용은 정통부와 외교부 등에 전달해 향후 FTA 협상에 반영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