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협회는 누구의 것인가

박광식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 회장 불신임 여부를 둘러싼 협회 내부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박회장 불신임을 주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신임회장 선출을 준비하고 있고, 인문협 측에선 비대위 관련 회원들을 제명하는 등 극단적인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협회냐는 것이다. 협회는 회장 개인의 것도 협회 관계자들의 것도 아니다. 바로 회원들을 위한 권익 보호 단체다. 하지만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라는 사실을 인문협도 비대위도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서로의 권력싸움에 PC방 업주들의 생계문제가 달린 건축법 개정안 문제라든지 사행성 PC방 척결문제, 그리고 금연법 문제 등 산적한 해결과제는 뒷전으로 물러난지 오래다.

 물론 인문협측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사태가 계속된다면 협회에 대한 회원들의 불신은 점점 커져 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회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협회는 그 존재 가치가 없다. 사태가 인문협측이나 비대위측 어느쪽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더라도 회원들의 협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양측은 협회의 대다수 회원들이 영세한 PC방 사업주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협회가 얼마나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해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것은 인문협이 주도권을 잡든 비대위가 주도권을 잡든 마찬가지다. 서로간 이권만을 좇아 회원들의 민생문제를 외면한다면 지금의 주도권 싸움도 아무 의미가 없다.

개인의 힘은 보잘 것 없더라도 그것이 하나로 모아졌을때 그 힘은 배가 된다. 인문협은 PC방 업주들의 힘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내부 갈등 문제는 협회에도 회원들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협회 본연의 역할로 돌아와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民心은 天心’이라고 했다. 한번 등돌린 회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위해선 뼈를 깎는 자구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건축법 개정안과 금연법 사행성PC방 척결문제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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