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복을 꿈꾸며 활약하는 악의 무리들. ‘배트맨’이나 ‘스파이더 맨’ 같은 초인들은 바로 이들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넓고도 무한한 상상 과학의 세계에는 뛰어난 과학의 힘과 초능력을 자랑하는 초인들조차 막아낼 수 없는 강력한 위협이 존재하고 있다. 바로, ‘괴수’라고 불리는 거대하고 위력적인 존재들이다.
‘고지라’를 시작으로 최근의 ‘킹콩’에 이르기까지, 화면을 가득 메우는 거대한 박력으로 눈길을 끌었던 괴수들. 이번에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본다.
전세계적인 히트작, ‘쥬라기공원’에서는 랩터나 티라노사우르스(이하 T렉스) 같은 공룡들이 활개치며 인간들을 위협한다. 1편에서 사파리 관람용 자동차를 공격했던 T렉스는 2편에서는 도시 한가운데 도착해 달리는 버스를 들이받아 부셔 버리기도 한다(물론 3편에선 스파이노사우르스에게 당하고 말지만).
하지만, 그렇게 무시무시하게 연출된 T렉스의 키는 고작해야 5m. 몸무게 역시 7톤 정도 밖에는 안 된다. 그것만으로도 버스를 부수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만일 정말로 마음 먹는다면 20~30톤 짜리 경장갑차 한대 만으로도 T렉스를 떼로 학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한마리 정도라면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이 아니라 람보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멀리서 M-60이나 로켓포로 쓰러뜨려야만 하겠지만 말이다(키 18m의 킹콩도 1930년대의 뉴욕에서나 강할 뿐. 현재의 뉴욕에 나타나면 아마 대전차포 한방에 끝장날 것이다).
그렇다면, 초인들도 두려워 할 만한 괴수라면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져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비교적 국내에도 잘 알려진 할리우드 ‘고질라’를 참고로 해 볼만 하다.
1998년 “크기가 중요하다(Size does Matter)”는 문구와 함께 등장한 ‘고질라’는, 티라노사우르스를 본 아이들이 고질라의 발 크기에 놀라는 광고로 그 서두를 장식하고 있다. 티라노사우르스는 고작 버스를 부수어 버릴 정도지만, 길이 120m가 넘는 고질라는 탱크도 짓밟아 버릴 정도.
바다 속에서 솟아나는 장면에서는 마치 해일이 일어나는 듯 하고, 게다가 미사일도 피할 정도로 빠른 몸놀림으로 군대를 우롱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다. 괴수에 있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군대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뭉개버릴 수 있는 진정한 힘. 그런 점에서 1954년 탄생한 원판 ‘고지라’(고릴라의 ‘고’에 ‘지라(고래)’를 합성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 한다)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괴수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훗날 키가 100m에 이르게 되는 고지라는 원자폭탄이라는 인류가 낳은 재앙 속에서 탄생했다. 핵폭탄에 의한 방사능이 바다 속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던 공룡을 변질시켜 키 50m, 무게 3만톤에 이르는 거대한 괴물이 탄생한 것이다.
방사능으로 이런 괴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은 무시하고 생각하면 고지라는 정말로 끔찍한 괴수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고작 크기만 한(그래서 결국엔 군대에 쫓기다 간단히 죽어버리는) 할리우드판 ‘고질라’와는 달리, 원판 ‘고지라’는 미사일 따위는 피할 필요조차 없는 튼튼한 몸에, 탱크도 간단히 녹여 버리는 ‘방사능 화염’을 무기로 갖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점에서 몸무게는 고작 80톤 밖에 안 되는 ‘타이에이사’의 괴수, ‘가메라’도 마찬가지. 제트 분사를 통해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거북 괴수 가메라는 몸무게는 가볍지만, 역시 매우 튼튼한 조직을 갖고 있으며 강력한 불길을 뿜어 상대를 녹여버린다. 고지라에 비하면 무게 50톤의 탱크 따윈 장난감에 지나지 않고, 전투기를 동원해도 가메라를 격추시키지 못한다.
그리하여, 1954년 최초로 등장한 ‘고지라’는, 그야말로 태풍과도 같은 기세로 도쿄를 쑥밭으로 만들어 버렸고, 결국 최후의 병기 ‘옥시젠 디스트로이어’(몸의 분해시켜버리는 병기)에 의해 바다 속으로 거품처럼 사라지고 만다.
이렇게 죽어버린 듯한 고지라. 하지만, 지상 최강의 괴수라면 이렇게 쉽게 사라질 리가 없다. 그리하여 고지라는 그 후에도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어 재앙과도 같은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지라의 역습).대전차포를 맞아도 가려울 정도인 데다 빌딩도 단번에 부숴버리는 괴력, 여기에 사방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는 화염 공격. 그야말로 무적이라고 할 수 있는 괴수 앞에선 탱크도 전투기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일본의 자위대는 고사하고 지구 최강이라는 미군도 상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고지라를 상대로 싸울 수 있는 또 다른 괴수들이 선을 보이게 된다. 보다 커지고 강해진 ‘킹콩’을 필두로, 기계로 만든 ‘메카 고지라’, ‘나방 괴수 모스라’나 거대한 익룡 ‘라돈’, 여기에 공해로 인해 탄생한 ‘헤도라’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수없이 많은 괴수들이 고지라에 대항하듯 등장했고 그리고 사라져 갔다.
그렇게, 지구는 괴수들의 천국으로 변해 버렸고, 괴수들의 싸움으로 도쿄는 그야말로 무사할 날이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지라가 지상 최강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거대한 거미나 가재 등 수많은 괴수들이 고지라에게 도전하다 무너졌고, 심지어 외계인들조차 고지라를 상대하다 박살이 날 정도. 그리하여, 1964년. ‘3대 괴수 지구 최대의 결전’편에서는 드디어 지구를 벗어나 ‘우주괴수’가 등장하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고지라 최강의 적수, 3개의 머리를 가진 황금룡 ‘킹기도라’였다.
지구에 떨어진 운석 안에서 나타난 이 괴수는, 키 100m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3개의 머리를 사용 반중력 광선을 쏘고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는 등 그야말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해 금성의 문명을 단 3일 만에 멸망시켜 버렸고, 외계인에 조종돼 지구를 침공한 것이다(그 강력한 괴수는 결국 라돈, 모스라 등과 손잡은 고지라에 패배하여 도망치고 말지만, 그 후에도 몇 번이나 다시 나타나 지구를 침공해 오게 되었다).
그 후에도 외계인에게 개조된 ‘괴수 가이강’ 등. 다양한 우주 괴수가 등장하게 되는데, 설사 지구의 괴수들이 이들을 막아주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피해에 그야말로 사람들은 공포에 떨면서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이 찾아왔으니, 그것이 바로 1966년에 등장한 우주 초인. 바로 ‘울트라맨’이다. ‘수퍼맨’보다 강하다는 뜻에서 ‘울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 우주 초인은 M78성운의 빛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우주 경비 대원이다.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파견되어온 울트라맨은 평소에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구가 위기에 몰렸을 때는 빛과 함께 키 40m. 몸무게 3만5000톤에 이르는 초인으로 변신해 이들을 물리친다. 주 무기는 거대한 몸에서 나오는 격투기 능력과 스페시움 광선.하지만, 에너지가 부족한 지구에서는 고작 3분 밖엔 변신할 수 없는 그들. 언제 나타날지, 그리고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그들에게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인류는 그들 자신의 과학력을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군대를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괴수나 외계인에 대항하기 위해 탄생한 군단. 바로 ‘지구 방위군’(혹은 G포스)이다.
메사 전차나 광선포를 시작으로 공중 요새나 메카고지라, 모게라, 가루다 같은 거대 로봇 괴수, 여기에 초능력자까지 동원해서 거대 괴수에 대항하는 지구 방위군은, 나름대로 강력한 위력으로 그들을 막아선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활약하는 존재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것이 바로, ‘헤테로다인’이라는 괴물의 위협으로부터 거리와 시민들을 수호하는 ‘지구 방위 기업’이다. 공간 지진이라는 현상으로 인해서 차원 저편에서 유입된 에너지가 만들어낸 괴수, 헤테로다인. 무궁무궁한 에너지로 끝없이 재생되는 그 괴수에겐 미사일도 전차포도(물론 울트라 경비대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핵병기나 그에 필적할만한 위력을 자랑하는 OE(Over Explosive) 병기를 사용하면 피해가 극심한 법.
그리하여 가까운 거리에서 맞붙어 싸우기 위한 거대 로봇을 제작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 후로 헤테로다인은 등장하지 않고, 결국 무용지물이 된 로봇은 군 출자로 만들어진 민간 기업, ‘21세기 경비 회사’에 판매된다. 샐러리맨이 조종하고 기업이 돈을 대어 괴수와 싸우는 로봇, 다이가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재앙을 상징하는 거대 괴수들. 상상 과학 속에서 그들의 위협은 영원히 계속되지만, G포스나 지구 방위 기업에서 보듯 인류는 그러한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운이나 초인에 맡기지 않고, 그 자신이 가진 힘, 과학을 활용해서 말이다.
<전홍식 pyodogi@sfw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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