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메가스터디-수험생 마음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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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30만명이 시도 때도 없이 등교하는 온라인 학교 메가스터디는 설립 6년 만에 수험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국 대표 교육 서비스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학생 130만명이 24시간 등교하는 학교가 있다. 이 학교에서는 실력있기로 소문난 120명의 교사들이 학생들의 입맞에 딱 맞는 3만여개의 수업을 매일 진행한다.

 지난 2000년 오프라인 교실을 뛰어 넘어 온라인에서 선을 보인 이 학교가 대한민국 고3 수험생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렸다. 바로 온라인 수능 교육 서비스 기업인 메가스터디이다.

 ◇자본금 3억원에서 매출 1000억원 기업으로=국내 온라인 교육 업계의 최고 성공 모델을 꼽으라면 누구나 주저없이 메가스터디를 꼽는다.

 지난 2000년 7월 ‘단군 이래 최고의 강사’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사회탐구 과목의 오프라인 강사로 명성을 높이던 손주은 사장은 외부 e러닝 기업의 합작법인 설립 제안을 과감히 뿌리치고 온라인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강남에서 잘 나가는 이른바 ‘쪽집게 강사’들이 온라인에서 뭉쳤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뿌렸지만 당시 초기 자본금은 3억원, 직원 5명에 30평 남짓한 사무실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 회사가 온라인 교육 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기까지는 채 3∼4년이 안걸렸다.

 2000년말 6억원에서 출발한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말 710억원, 그야말로 브레이크 없는 급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이 회사의 예상 매출은 1000억원에 가깝다.

 회원수는 지난 19일 현재 130만7000명, 2005년 유료 회원수도 22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한해 판매된 유료 강좌 수만도 약 90만개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메가스터디는 주목받는 대상이다. 설립 4년만인 2004년말 코스닥 입성 이후 1년6개월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5배로 뛰어올랐다.

 ◇경쟁력의 비밀은 콘텐츠=오프라인 학원을 기반으로 출발한 회사지만 이 회사의 기업 정체성은 ‘콘텐츠 프로바이더(CP)’이다.

 손은진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직영 학원이 7개로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학원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교육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며 “온라인 교육 업계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기업 급성장의 요인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콘텐츠 품질 우위’”라고 강조했다.

 초창기 강의 기획 및 제작을 강사의 역량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현재 철저히 체계적인 과정을 밟아 늘 새로운 동영상 강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경쟁력의 비밀인 셈이다.

 지난 2003년 도입한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을 통해 수험생들의 학습 및 수요 패턴을 꼼꼼히 분석하고 6개팀으로 세분화된 콘텐츠 기획·제작 전문 인력들이 강사와 협의 아래 매 시기 적합한 강의를 과학적으로 설계한다.

 또 이 회사의 통합 콘택트센터에서는 전화·e메일·게시판 등을 통해 접수되는 고객의 문의를 통합 관리해 주고 회원 개개인의 상담 이력을 데이터베이스(DB)로 축적함으로써 일대 일 맞춤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교육 전문 역량을 두루 갖춘 맨파워와 실무 중심적인 조직 분위기도 회사를 이만큼 성장시킨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회사의 첫 인상을 ‘직위를 막론하고 분주히 일하는 바쁜 회사’라고 표현한다.

 ◇신화는 계속된다=회사 설립 이후 눈 깜짝할 사이 매출 1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이제 이 회사는 나이는 여섯살이다. 그만큼 도전해야 할 영역도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3월 공무원 고시 전문 사이트인 메가고시와 자격증 전문 사이트 패스메카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시장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노량진학원 2관을 개관하는 등 오프라인 학원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고3 수험생 중심의 서비스 구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난해에는 고1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54%나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 지금까지 오프라인 교육 모델을 온라인으로 옮겨오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온라인의 특징을 제대로 살린 서비스 개발에 에너지를 쏟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손주은 사장은 “메가스터디는 부동의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아직은 도전할 일이 많고 가야 할 길이 멀다”며 “10년 후 메가스터디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평생 교육을 구현하는 교육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꿈을 향해 오늘도 쉼없이 달리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업문화

지난 2005년 11월23일, 2006학년도 수능 당일 새벽 3시. 메가스터디 전 임직원과 강사가 새벽 어둠을 뚫고 회사로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이날 이들이 새벽 잠을 뿌리치고 집을 나선 이유는 수능 고사장 현장 응원을 나가기 위해서다.

 2000년 회사 설립 첫해부터 매년 어김없이 벌여 온 이 연례 행사는 이제 이 회사만의 특별 이벤트가 됐다. 전 임직원과 강사들은 이날 새벽 13개조로 조 편성을 한 뒤 새벽 5시에 각자 배정 받은 수능 고사장으로 출발, 오전 8시20분 수험생들의 입실이 끝날 때까지 수험생을 응원한다.

 이 행사는 지난 19년간 고3 수험생을 가르치면서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고사장을 찾아 일일이 수험생을 격려했던 손주은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수험장 응원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1년은 4계절이지만 메가스터디의 직원들은 다섯 계절을 산다.

 3월∼5월 신학기 시즌, 6월∼8월 여름방학 시즌, 9월∼10월 수능 파이널 시즌, 11월∼12월 포스트 수능 시즌, 12월∼ 2월까지를 겨울방학 시즌으로 크게 구분하고 한 해에 다섯 시즌을 숨가쁘게 보낸다. 수능 동영상 강의 서비스 기업인 만큼 회사의 달력이 철저히 수험생의 일정에 맞춰 돌아가는 것.

 ‘1년 내내 눈코 뜰새 없이 바쁘고 일 많은 회사’라고 소문이 난 것도 매 시즌마다 학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강의 상품을 쏟아내기 위해 빠듯한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 시즌마다 주제별로 진행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입시 설명회도 큰 작업이다. 매번 최소 5000명에서 1만명 정도가 몰려드는 행사인지라 전사 조직이 협력해 상당 기간을 준비 작업에 힘을 쏟는다.

 특히 여름방학을 앞둔 6월부터 포스트 수능 시즌을 거쳐 예비 수험생들을 위한 겨울방학 시즌인 그 다음해 2월까지는 그야말로 가장 바쁜 시기이다. 수험생들에게 여름 휴가·명절 연휴·연말연시가 따로 없듯 이 회사 직원들도 마찬가지이다.

 고객들의 상담 창구인 고객지원팀은 연중 단 하루도 쉬지 않는다. 평일에는 새벽 1시, 공휴일에는 밤 11시까지 학생들의 고충을 해결해준다.

 메가스터디 직원들은 “왜 그렇게 바쁘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수험생들이 일년 내내 쉴 틈이 있나요? 우리도 바쁠 수밖에요.”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이끄는 사람들

 메가스터디는 임원과 사원 구분이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임원진도 손주은 사장, 손성은 부사장, 홍석범 부사장 세 명으로 단출하다.

 사회탐구 영역의 입지전적인 스타 강사이자 입시 전문가로 손꼽히는 손주은 사장(45)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88년부터 97년까지 근 10년 간 혼자서 전 과목을 다 가르치다가 주변의 권유로 수능 사회탐구 영역의 전문 강사로 전환, 본격적인 대중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 시작 5개월 만에 수강생 2000명을 돌파, 전 강의가 등록 마감되면서 일약 ‘스타 강사 손사탐’으로 떠올랐다.

 지난 2000년 7월 온라인 교육 기업 메가스터디를 설립한 뒤 만 5년이 넘는 현재까지 대표이사와 강사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스타 강사에서 성공한 기업의 경영자로서의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손성은 부사장(40)은 메가스터디에서 온라인 사업본부장을 맡아 온라인 사업 부문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손 부사장은 신세기이동통신에 공채로 입사, 엔지니어로 활동하다가 지난 2000년 메가스터디 창업에 동참했다.

 초창기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초고속 인터넷 망이 급속도로 확산되던 2001년, 최적기에 동영상 강의 서비스를 준비,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 바로 손 부사장이다.

 지난 2004년 초 메가스터디에 합류해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성공리에 추진한 홍석범 부사장(45)도 빼놓을 수 없다. 홍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장기신용은행·국민은행을 거쳐 롯데카드에서 경영관리본부장을 맡았던 금융 전문가다.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학원사업 및 경영관리본부장을 맡아 학원 직영사업과 IR 업무를 비롯한 경영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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