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e스포츠 상무팀 창설 `정치쇼`로 끝날 위기

지난해 갑작스럽게 부각되며 e스포츠 종사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던 프로게이머에 대한 병역특례 문제가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프로게이머에 대한 병특 포함 여부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e스포츠 상무팀 창설이나 병역특례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국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권 실세인 정동영의원과 정부 고위 관료들까지 나서 이 문제가 공론화됐던 터라 아무런 소득없이 유야무야될 경우 자칫 5.31 지자체선거를 겨냥해 네티즌표를 의식한 정부와 여당의 ‘정치쇼’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로게이머의 병특 문제는 지난해 4월 정동영 의원의 e스포츠 선수들의 병특 검토 발언과 같은 해 10월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군복무 중 계속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무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나서면서 불거져 나왔다.

정부와 여당의 고위층의 잇단 병특 발언으로 지속적인 병역 자원 감소와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던 국방부도 이 문제를 적극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따라 올초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온라인게임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e스포츠계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하지만 수 개월여에 걸친 검토 끝에 국방부는 e스포츠 상무팀 창설이나 프로게이머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대체복무 및 전반적 특례 제도를 연구하기 위해 설치된 ‘대체복무연구위원회’의 검토 대상에서조차 e스포츠선수를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병특 주관 부처인 국방부가 이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은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권의 목소리만 높았다는 것이 오히려 일을 그르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e스포츠가 아직 대한체육회로부터 정식 스포츠로 인정 받지 못한데다 e스포츠 선수들의 병특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전혀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에는 너무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충분히 사전 검증없이 목소리만 요란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국방부측은 그러나 “만약 e스포츠의 저변이 확대되고 대한체육회에 정식 스포츠로 등록되는 등 제반 여건이 성숙돼 이로인해 여론이 조성된다면 병특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차제에 병특 문제를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에 초점을 맞춰 공론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우선 검토돼야 할 것이 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의 준가맹 단체로 승인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게임과 함께 정식 스포츠화를 추진중인 바둑의 경우 최근 한국바둑연맹이 준가맹단체로 등록됐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부도 “반대 여론과 병역 자원이 줄어든 국방부의 입장때문에 상무팀에 대한 논의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e스포츠가 대한체육회에 가맹승인을 받는 것이 선행돼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둑의 전례를 보더라도 e스포츠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준가맹 스포츠로 승인받는 것이 결코 어렵지는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임산업진흥법 제정으로 e스포츠가 법규에 명시돼있는데다 바둑과 유사한 멘탈스포츠로서 저변이 바둑 못지않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스포츠계가 우선 대한체육회에서 요구하는 가맹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11개 시도 지부 설립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치밀한 계획을 갖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이같은 시도 지부 설립은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둑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관계 기관들의 유기적 움직임도 필요하다. e스포츠 관련자들뿐 아니라 관계기관들의 유기적이면서 체계적인 지원 활동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

또 국방부나 대한체육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대국민적 정서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바둑의 경우 전 바둑인들이 정식 스포츠화를 구상하고 계획을 세운 후 100만인 서명 운동 등 체계적인 전략·전술에 따라 스포츠화를 추진해왔다.

e스포츠 일각에선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바둑협회가 스포츠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난 이후 준가맹 단체로 승인 받기 위해 5년여가 넘게 걸린 것을 감안, e스포츠도 이제부터라도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게임에 대한 대 국민인식을 전환하는 작업도 반드시 수반돼야 할 사항이다. 바둑의 경우 두뇌 개발과 정서안정이 도움이 되는 멘탈스포츠라는 인식이 뿌리를 내린 반면 e스포츠의 기반인 게임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e스포츠의 병특문제가 비록 정치인들에게 악용돼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는 하나, 이를 계기로 e스포츠가 제도권내에 진입하는 모멘텀을 만든다면 다시 한계단 발전하는 셈”이라며 “모든 정부와 관련기관을 포함한 모든 e스포츠인들이 제도권 진입을 위해 힘을 합칠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화갑 총재 취임, 바둑의 체육전환 공약

9월 15일 100만인 서명운동 발대식 (실제준비는 7월부터 추진)

10월 30일 서명운동 100만인 돌파

- 2002년

1월 25일 대한체육회 정기이사회, 한국기원을 인정단체로 승인

- 2003년

11월 26일 서울시지역교육청 선발위원회, 중학교입학 특기자 선발종목에 바둑 포함하기로 결정

- 2004년

6월 15일 IGF(국제바둑연맹), GAISF(국제경기연맹연합)에 가맹

- 2005년

2월 4일 대한체육회, 본원 준가맹 승인신청 건 보류결정 통보

12월 20일 대한체육회 준가맹경기단체 승인 신청

- 2006년

1월 25일 대한체육회 준가맹경기단체 승인 보류

5월 16일 대한체육회 이사회 대한바둑협회(회장 조건호) 준가맹 경기단체로 승인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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