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파워 ON](7)로봇산업발전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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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은 지난 9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신강근 미국 미시간대학 석좌교수와 국내 로봇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초청, 우리나라 휴머노이드 연구개발 현황 및 과제, 로봇산업 발전방안 등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개최했다.

 지난 9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우리나라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의미있는 행사가 개최됐다.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주재한 ‘제3회 울트라프로그램-미 미시간대 신강근 교수 초청 라운드테이블’이 바로 그것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마련된 이 좌담회에는 내장형 저전력 실시간 운용체계 ‘에메랄드(EMERALDS)’의 개발자이자 산업용 로봇 알고리듬을 개발한 세계적 석학 신강근 교수와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교수,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 황경연 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산·학·연의 로봇 권위자 15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우리나라 로봇 기술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심도 있게 논의된 이날 좌담 내용을 아래에 정리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로봇전문가들은 국내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할 시점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우리의 강점인 IT인프라를 바탕으로한 로봇 단위기술과 지능화연구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는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3회 울트라프로그램-미 미시간대 신강근 교수 초청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로봇 업계와 학계 저명 인사들이 내놓은 국내 로봇산업 활성화 방안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마련된 이 좌담회에는 내장형 저전력 실시간 운영체제 ‘에메랄드(EMERALDS)’의 개발자이자 산업용 로봇 알고리듬을 개발한 세계적 석학 신강근 교수와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교수,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 황경연 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산·학·연의 로봇 권위자 15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로봇, 과연 황금맥을 캐는 미래 노다지 시장인가=미래 과학기술, 경제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로봇 산업이 향후 자동차에 필적할 만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같은 전망에 대체로 같은 의견이지만 그 시행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충동 현대중공업 연구소장은 “지금 수준으로는 아니지만 만약 로봇의 기능이 누구나 필요한 전화기처럼 늘어난다면 그 수요는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은 “미국 청소로봇 룸바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는 가격이 200달러로 저렴하기 때문이지만 불행히도 대다수 서비스로봇은 아직까지 가격 대비 활용성이 높지 않아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며 아직 로봇 시장이 진입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했다. 신 사장은 2008년에는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로봇과 산업용로봇의 시장 규모가 같아지고 그 이후에는 서비스로봇이 추월해 몇년 내 수조원대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연구에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위덕 전자부품연구원 본부장은 “로봇 기술을 크게 다리 몇 개로 움직일 수 있느냐를 얘기하는 기계적 기능, 주변환경을 얼마나 인지하느냐의 인지 기능, 콘텐츠의 세 가지로 구분했을 때 기계적 기능은 우리가 일본이나 미국보다 떨어지지만 기계와 결합한 IT기능은 우리가 선도한다”며 “이 장점을 살려 IT나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한 로봇산업을 특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봇, 지능화 연구가 세계 추세=로봇 선진국인 미국은 최근 로봇 지능화 연구에 막대한 정부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 연구지원펀드를 관리하는 미 과학재단은 3000만 달러에 이르는 올해 로봇 예산 전액을 지능화 연구에 모두 쏟아부었다. 이는 로봇이 팔, 다리를 움직이는 단순한 기계에서 벗어나 지능을 가지고 사람을 보좌하는 ‘도우미’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충동 소장은 “현재 로봇의 수준은 빠르게 움직이는 이동성과 가볍고 조용하게 만드는 기술 위주인데 이제는 지능화가 세계적인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로봇에 부여되면 사람이 일일히 명령을 입력할 필요가 없어 그 쓰임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게 이 소장의 주장이다.

고희동 KIST 센터장은 “로봇 연구가 하드웨어부터 시작해서 최근 인지로봇 연구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며 “산업체에서는 당장 팔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다보니 인지 기능, 지능 연구에 소홀하지만 앞으로 로봇 지능화 연구 필요성이 산업에서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출연연이 앞장서 지능화기술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희연 LG전자 정보기술연구소장은 “LG전자가 만든 청소로봇 판매 실적을 보면 선물용이나 경쟁업체가 테스트용으로 사가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로봇청소기가 아직 기능이 미약해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시장 소구력이 약하다”고 단언했다. LG전자는 청소로봇 다음 단계로 서비스로봇을 만들 계획이지만 현재 상용화된 인공지능기술은 소비자가 돈을 내고 쓸 수 있는 서비스로봇을 만들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조금 다른 해석도 제기됐다. 로봇의 기능이 떨어져 안팔리는 게 아니라 기술이 상품화하기에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상용제품에 적용이 미뤄지고 있다는 것. 신경철 사장은 직원이 200명 밖에 안되지만 1년에 100만대의 청소로봇을 파는 아이로봇의 예를 들며 “로봇기업들이 시장논리에 의해 팔 수 있는 걸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사장은 또 “지능화 연구를 하는데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몇년 뒤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 지능화 비용도 내려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종오 전남대 교수는 “로봇을 매년 600억원 이상 정부가 투자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지만 로봇에 대한 투자가 하드웨어에 몰려 있지, 궁극적인 지능화 분야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지능과 감성을 강조해야 시장에서 성공한다”며 지능화기술 연구에 대한 정부 투자를 당부했다.

◇로봇은 융합기술의 결정체, 단위기술력이 뒷받침돼야=박종오 교수는 “21세기는 융합시대이며 로봇과 나노, 바이오 기술이 모두 합쳐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로봇이 독립된 산업이 아니라 가전, 정보기기, 가구의 진화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테면 청소로봇이 아니라 청소기에 로봇이 스며든다는 개념이다.

그는 “로봇은 더이상 독립된 학문 영역이 아니며 로봇공학자가 아니라 의학자, 물리학자가 로봇을 연구하는 때가 올 것”이라며 다양한 학문 분의 기초 체력이 더 보강돼야 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오준호 KAIST 교수는 “기본적으로 로봇 시장이 개화하기 어려운 점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우리가 만족시키지 못하는데 있다”고 꼬집었다. 오 교수는 “지능하면 내비게이션 얘기하는데 굉장히 잘된다는 MIT대학의 시스템을 봐도 실제로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배터리도 불안정, 지능도 불안정, 음성인식도 불안정한데 무조건 시장에 내놓으려고 서두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주장했다. 연구자 입장에서도 연구 속도가 늦어지고 스트레스만 받는다는 것. 그는 “단위기술을 좀더 쌓고 그 때가서 융합(Convergence)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경연 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로봇 1위 국가가 일본이라고 하는게 요소기술들은 미국, 유럽이 앞서지만 일본은 자기들이 필요한 기능들을 선택해 결합해 시스템 만드는 기술이 있기 때문”이라며 “요소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신경철 사장은 기초기술의 중요성과 아울러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기업의 빠른 움직임을 요구했다. 그는 “초기에 시장을 주도하는 쪽에서 표준화, 부품개발을 주도하기 때문에 초기 시장을 빨리 개척할 필요가 있다”며 “이전 컴퓨터, 휴대폰, 인터넷 등 IT기기의 발전사를 보면 한 기업이 초기 시장을 선점하면 다른 기업들이 이에 쫓아오게 돼 있다”고 장담했다. 신 사장은 우리나라가 발달된 IT인프라를 잘 활용해서 초기 로봇 시장을 치고 나간다면 인터넷 인프라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미국보다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흔히 우리나라가 IT분야의 테스트베드라고 하는데 테스트베드로서의 훌륭한 환경을 토대로 우리 나름대로의 로봇을 만들고 디지털 컨버전스를 잘 활용해 제품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예로 로봇이 자기 지능으로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는 기술이나 가격 등의 이유로 쉽지 않겠지만 아파트에 로봇을 제어하는 비콘(beacon)을 화재감지기스타일로 설치하면 싼 값으로 대안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美 미시간대 신강근교수 일문일답

-100만원대 국민로봇을 만들어 지능형 로봇의 상품화를 앞당기는 사업이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성공 방법은.

▲가장 심플한 것(The simplist)이 최고(best)다. 가격이 비싸면 소비자가 사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격이 싸다고 사는 건 아니다.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간단한 것을 제시해야 한다. 어떤 기능이 꼭 필요한가를 보고 그 기능만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로봇이 성공할 것이다. 100달러짜리 노트북PC를 보라. 워드프로세서나 인터넷 정도로 꼭 필요한 기능만 넣어 단순화하는 게 중요하다.

-로봇의 상품화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진화됐다고 보는가. 상용화 시점은.

▲기술은 충분히 발전해 있다고 본다. 가격은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니까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기능이 관건이 될 것이다. 기술이 있고 열정이 있으면 상용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1∼2년 후가 될까?

-상품화를 앞당기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인가.

▲현재 드러난 것은 청소로봇이다. 이 방향을 확장해 보면 자동차 오토메이션이나 위험작업용 로봇과 같이 사람이 직접 하면 위험하거나 불편한 분야가 될 것으로 본다. 수요를 보면 인간과 기쁨을 나누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로봇의 가능성이 보이고 의료 분야도 중요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가장 인상적이라고 느낀 로봇은 무엇이고 직접 만든다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가.

▲로봇의 진화를 인상적으로 지켜본 것은 산업용 분야였다. 산업용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탁구를 치는 로봇을 봤는데 상당히 실력이 좋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골프 잘치는 로봇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골프를 잘 치려면 센서와 의사결정, 모터의 조화가 잘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환경에 맞춰 팔의 속도 등을 조절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신강근 교수는 누구?

신강근 미국 미시간대 석좌교수(60)는 컴퓨터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연구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대표적인 성과는 내장형 실시간 운용체계(OS)인 ‘에메랄드’를 개발한 것. 에메랄드에는 휴대전화나 PDA, 차량엔진제어장치, 소비자 전자제품 등 소형에 전력을 적게 쓰는 각종 기기에서 작업 스케줄링이나 기기 간 네트워킹을 하기 위한 혁신적 기법이 적용됐다. 로봇 제어 분야에서는 최단 시간에 움직이는 경로 계획 문제를 해결해 산업용 로봇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알고리듬을 만들었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 635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왕성한 연구활동을 해왔다. 주당 80시간 이상을 연구에 매달려 부인과 제자들이 ‘독종’이라는 별칭으로도 부르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뒤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전기공학 박사, 렌셀러공과대 조교수, 미시간대 전기전자컴퓨터과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창의적인 연구활동을 인정받아 2001년 미시간대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또 올해 호암상 공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지능형 로봇 대표기업인 유진로봇의 신경철 사장이 미시간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휴먼로봇의 시각, 동작 연구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대표적 로봇전문가인 정명진 교수, IEEE 펠로우로 로봇 제어 분야 권위자인 이범희 서울대 교수 등이 미시간대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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