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전사 차원에서 디지털 프로젝터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
한국HP 등에 따르면 HP 본사는 더 이상 프로젝터 제품 라인 업을 추가하지 않는 등 사업을 크게 축소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 관련 업계는 물론 업체 별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HP는 프로젝터 분야에서 ‘DLP 진영’ 선두업체로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이번 본사의 사업 중단에 따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옵토마 텔리 큐 부사장은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HP가 이미 본사 차원에서 프로젝터 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면서 “(다른) DLP 방식 프로젝터 업체에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HP는 “새로 취임한 마크허드 CEO 방침은 철저한 수익성”이라면서 “프로젝터 사업 중단도 이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대신에 프린팅 비즈니스와 네트워크를 결합한 디스플레이 쪽으로 좀 더 과감한 투자가 이뤄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본사 사업 중단에도 제품 판매는 그대로 유지되며, HP 프로젝터 판매량이 국내에서 높은 점을 감안, 애프터서비스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한국HP는 덧붙였다.
◇파장과 배경 = HP가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디지털 프로젝터 사업을 중단한 데는 매출· 수익 모두 기대 이하의 실적에 머물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HP는 이미지 프린팅 사업부(IPG) 주도로 프로젝터 사업을 벌였지만 HP 브랜드가 무색하게 전 세계 시장에서 ‘마이너’ 위치에 머물렀다. 하지만 국내는 좀 달랐다. 국내 사업 성과가 성공 모델로 불릴 정도로 점유율이 매년 급상승했다. 이 때문에 본사 차원의 사업 중단은 전 세계적으로는 변화가 미미하겠지만 국내서는 상당한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HP는 LCD 진영에 맞선 DLP 진영의 선두업체로 꾸준히 점유율을 올리며 프로젝터 사업을 시작 한 지 4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프로젝터 ‘빅5’에 진입했다. 전체 시장의 35%까지 급성장한 DLP 분야는 점유율 18.2%로 시장 수위다.
이에 따라 ‘시장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옵토마·샤프·벤큐·미쯔비스 등 중하위권 그룹의 ‘반사 이익’이 예상된다. 특히 옵토마와 벤큐와 같은 가격이 강점인 대만업체가 HP 빈 자리를 채워 나갈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DLP 진영에 다소 밀렸던 엡손·히타치와 같은 LCD 진영이 DLP 분야의 대표업체이자 상징적 업체가 사라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젝터 시장은 지난 2004년 8만4000여 대에서 지난 해 9만5000여 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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