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홈쇼핑 업체들이 제품 정보 자막 모양을 놓고 ‘표준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막 모양에 따라 정보의 가독성이 달라져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분기 GS홈쇼핑을 제치고 TV부문 매출 1위에 오른 CJ홈쇼핑이 최근 새로운 디자인인 ‘―’자형 자막을 표준으로 정하면서 자막 모양을 두고 두 회사간 신경전은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CJ홈쇼핑은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고수해온 ‘L’자형 자막을 모두 ‘ㅡ’자형으로 바꾸고 자막 표준전쟁의 포문을 연 상태다. ‘ㅡ’자형 자막은 화면 세로와 가로에 걸쳐 자막을 소개해온 ‘L’자형과 달리 화면 아래 가로만 자막을 제공하는 모양이다.
CJ홈쇼핑 이영문 상무는 “세로 자막이 사라진 ‘ㅡ’자형 자막은 고객이 보다 정확히 상품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넓은 화면 정보를 소개해주는 강점이 있다”며 “최근 16대9의 HD방송 와이드 화면에서 세로 자막이 잘리거나 뭉개지는 현상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조만간 업계 표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도 최근 ‘L’자형 자막과 함께 ‘ㅡ’자형 자막 방송도 최대 40%까지 늘려가는 추세다. CJ홈쇼핑은 자막 모양을 바꾼 뒤 TNS가 5월 한 달간 조사한 ‘가장 재미있는 홈쇼핑 방송’ 부분에서 3월 대비 27%나 많은 사람이 CJ홈쇼핑을 꼽았다며 ‘ㅡ’자형 대세론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GS홈쇼핑은 ‘L’자형 자막 위주의 방송을 여전히 고수, CJ홈쇼핑과 자막 표준을 놓고 정면 대결하는 형국이다.
GS홈쇼핑은 지난 2003년 왼쪽 세로 자막을 오른쪽으로 옮긴 ‘역 L’자형 자막을 처음 선보이며, 특허청에 디자인권을 등록하기도 했다.
GS홈쇼핑측은 “방송에 따라 일부 ‘―’자형을 방영하기도 하지만, ‘L’자형 자막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해 당분간 이를 고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자막 표준경쟁은 CJ홈쇼핑과 GS홈쇼핑이 최근 펼치고 있는 업계 선두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분기 CJ홈쇼핑이 처음으로 방송부문 매출에서 GS홈쇼핑을 따돌린 데 이어 ‘ㅡ’자형 자막을 업계 표준으로 확산시킬 경우 명실상부한 홈쇼핑 대표주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