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가전제품 생산라인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디지털TV에 이어 노트북PC·PC·프린터·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 생산라인 대부분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제거하고 소규모 집단이 생산을 총괄하는 셀(cell)방식으로 바꾼다고 7일 밝혔다.
본사뿐만 아니라 해외 전 법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삼성전자의 셀 방식 도입은 다양한 글로벌 소비 환경에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대응, 유휴 설비를 없애고 개인의 생산량을 최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환율 및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작업공정을 통일해 생산성 향상으로 맞서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정보·생활가전, 정보통신총괄은 최근 1명에서 20명 안팎의 소규모 인원이 다양한 제품을 조립, 생산하는 셀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DM총괄에서 시작된 셀 단위 생산방식은 디지털TV에 이어 노트북PC·프린터·에어컨·세탁기·청소기 등 삼성전자 가전 전 분야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쑤저우 노트북PC 생산법인은 올 4월 삼성 Q1 생산라인을 1인 셀방식으로 바꿨다. 여러명이 모여서 각각의 부품을 조립하는 레고셀(2005.2), 3인이 한 팀을 이뤄 제품을 조립하는 3인셀(2005.8)을 거쳐 1인이 규격화된 노트북PC 부품을 하나의 박스로 가져와 조립하는 1인 셀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방식이 도입되면서 숙련공 한 명이 기존 60여대에서 무려 2배가량이 늘어난 130여대의 노트PC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방식 변경으로 지난해 2월 현재 128만대에 그쳤던 연간 생산량이 6월 현재 180만대로 늘었다.
삼성전자 DM총괄은 올해 초 TV 생산라인을 소규모 인원이 조립에서 검사까지 일괄 담당하는 셀 방식으로 전환했다. 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조직을 변경하지 않고 시장 요구에 따라 LCD·PDP·DLP 등 TV와 모니터를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다. 셀 방식이 적용되면서 120m에 이르는 컨베이어 벨트가 43m로 크게 줄어든 반면에 1인당 TV 생산량도 43대에서 70대 이상으로 늘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생활가전총괄도 올 하반기 시범 셀라인을 구축해 시연회를 갖는다. 생활가전총괄은 백색가전 제품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컨베이어 벨트로 주요 부품을 셀로 가져와 조립 후 다시 출고시키는 `복합 셀방식`을 운용할 계획이다. 한 생산라인에서 한 제품만을 고정 생산하는 방식과는 달리 다양한 제품을 한 라인에서 조립·생산하는 방법이다.
생활가전총괄은 복합 셀 적용을 위해 지난해 중국 쑤저우 공장 4개 라인을 복합화했고, 올해는 동남아 공장 4개 라인을 복합화하고 있다.
김행일 삼성전자 쑤저우 생산법인장은 “조립과정에 필요한 부품을 키트화해 공정을 단순화하며, 제품 운반 동선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며 “셀방식으로의 변화로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김상룡 기자 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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