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 문화, 따뜻한 디지털 세상](1)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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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인터넷 인프라 보유국임 자부하면서도, 인터넷 문화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터넷중독에서부터 청소년유해환경, 스팸메일, 음란물, 명예훼손, 사이버범죄에 이르기까지 각종 역기능으로 인터넷 공간이 몸살을 앓고 있다. 기본적인 인터넷 윤리 교육을 소홀히하고 인터넷 역기능 해소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한 결과다.

 이에 따라 실추된 인터넷 강국의 위상을 회복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인터넷 문화 가꾸기’에 범국민적인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자신문은 이같은 목소리를 담아 지난 2004년 ‘웃는 인터넷, 믿는 인터넷’에 이어 2005년에는 ‘정보통신이 건강한 나라만들기’라는 이름의 ‘e클린 문화캠페인’ 연중 기획시리즈를 마련, 인터넷 공간의 어두운 단면과 실태를 조목조목 짚어보고 이에 대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전자신문이 지난 2년간 전개해온 ‘e클린 문화캠페인’에 대한 반향은 실로 대단했다. 인터넷윤리 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방법론 연구 및 법·제도 건의 등을 위해 민·관·학이 참여하는 한국정보처리학회 인터넷윤리진흥본부가 출범했는가 하면, 일선 초·중등학교에서 인터넷윤리교재로 활용될 교과서가 제작됐다.

 이에 전자신문은 지난 2년간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도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공동으로 ‘건강한 인터넷문화, 따뜻한 디지털세상’이라는 이름으로 3차년도 ‘e클린문화캠페인’을 연중기획으로 전개한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 20회에 걸쳐 본란을 통해 게재될 기획 시리즈에서는 인터넷 포털기업을 비롯해 유관 기관, 학계 등이 참여해 함께 따듯한 디지털 세상을 가꾸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안면 기형 장애로 가슴앓이를 해온 최지수(19·가명) 양은 최근 네티즌들의 도움의 손길로 새 삶을 얻었다. 인터넷 포털 야후코리아의 온라인 기부 사이트인 ‘야후나누리(news.yahoo.co.kr/nanuri)’에 최 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되면서 수술비 마련을 위한 후원자들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진 것.

 정보통신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범죄와 청소년 유해정보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인터넷 공간이 이처럼 따뜻한 나눔의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신을 시도 중이다.

 과거 정부·학계·기업이 양적인 산업 발전 논리에 빠져 정보통신 윤리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면 이제는 너나 할 것없이 ‘건강하고 따뜻한 디지털 문화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구체적인 실천에 나섰다.

 전자신문은 지난 3년간 e클린 캠페인을 추진해 온데 이어 올해 3단계 캠페인을 통해 이 같은 정보통신 윤리 확립 현장을 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정부와 학계는 정보통신 윤리 교육의 중요성에 주목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 원장 손연기)은 국내 최초로 중·고등학생용 인터넷 윤리 교재를 개발, 올초부터 서울·경기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공급했다. 인터넷 윤리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는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학교에서 선택적으로 인터넷을 올바로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

 손연기 원장은 “인재가 곧 경쟁력이라면, 이제 국가 경쟁력의 바탕은 사이버 세상과 정보통신 윤리교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정보통신 윤리교육과 실천에 대한 보다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보처리학회(회장 변재일) 내에 지난해 설립된 인터넷윤리진흥본부(본부장 정진욱)의 노력도 남다르다. 본부는 대학생용 인터넷 윤리 교재를 개발, 대학에서 인터넷 윤리를 정규 학점 이수 과목으로 채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현재 100여개에 가까운 전국 대학(교)에서 이 교재를 활용해 대학생들의 네티켓 함양과 정보통신윤리 교사 양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진욱 인터넷윤리진흥본부장은 “정보통신 윤리 교육을 포함한 e클린 캠페인은 인터넷의 위험성을 알리고 그 위험을 피해 안전하고 유익하게 양날의 칼을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포털들도 팔을 걷어부쳤다. 인터넷의 익명성은 악성 댓글을 양산하고 사이버 범죄를 쉽게 저지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특성은 기업들이 각종 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대표 최휘영)은 기부포털 ‘해피빈(happybean.naver.com)’으로 사회공헌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해피빈’은 아름다운재단과 NHN이 공동으로 지난해 7월 오픈한 공익 서비스로, 온라인을 통해 사회복지단체·기업· 네티즌을 연결함으로써 누구나 손쉽게 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뉴스댓글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개편해 이용자별 입력글을 검색하게 만들고 댓글 추천제·댓글 총량제 등을 도입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악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휘영 NHN 대표는 “바야흐로 3000만 네티즌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인터넷산업 발전이 그 동안 양적 성장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더욱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위한 질적 성장으로 발전 방향을 잡아야 할 시기”라며 “전자신문이 진행하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인식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유현오)가 운영하는 싸이월드도 지난해 5월 사회참여활동 허브인 ‘사이좋은세상(cytogether.cyworld.com)’을 열어 온라인 사회공헌 문화를 선도해오고 있다. ‘사이좋은세상’은 봉사를 하고 싶어도 할 곳을 못 찾았던 네티즌과 홍보에 한계를 느꼈던 사회공헌 단체를 요구를 충족시켜준 온라인 상의 만남의 공간이다. 현재 이 곳에 참여하는 단체는 350개를 넘어섰다.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싸이월드를 운영하면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문화의 긍정적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이제부터 그 잠재적인 가능성과 역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할 것”이라며 “e클린 캠페인을 통해 정부, 네티즌, 사업자가 공감하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후코리아(대표 성낙양)도 지난해 8월 문을 연 기부 사이트 ‘야후나누리’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이 현재 4억 8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후원금을 기부한 네티즌들 중 40%는 익명으로 기부해 온라인 모금 운동의 의의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어린이 전용 포털 사이트 ‘야후꾸러기’를 운영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총 50회 이상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게임 중독 예방법·올바른 네티켓 문화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성낙양 야후코리아 사장은 “아무 쪼록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인터넷 기업들이 네티즌과 하나가 돼 보다 안전한 인터넷 환경 구축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따뜻한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켜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