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인 노키아·월마트의 한국 시장 철수에서 드러났듯 한국이 ‘글로벌 기업의 무덤’이란 등식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도 여지없이 입증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중국 샨다가 인수한 액토즈소프트와 지난해 7월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에 편입된 그라비티가 계속되는 실적 하락과 핵심 인력 이탈로 당초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는커녕 국내 사업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액토즈소프트의 실적에 따르면, 중국 샨다 인수 직후인 지난해 1분기 매출은 76억4900만원에 달했지만 올 1분기 매출은 54억4500만원으로 30% 가까이 급감했다.
특히 이번 분기 매출이 그나마 이 정도까지 나온 것은 ‘라테일’ 등 주요 신작의 일본 등 수출액이 일시에 계상됐기 때문으로 내수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15분의 1인 4억9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추가 수출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다음 분기 전체 매출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대주주인 샨다가 본토인 중국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동시에 겪고 있는 진통도 액토즈의 앞날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던 샨다의 온라인게임 서비스 시장 입지는 현재 3∼4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인데다, 나스닥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신작 라인업의 잇따른 수출을 주도해 온 서수길 대표나 지난 6년여간 액토즈에서 개발 및 사업·운영을 총괄해 온 배성곤 이사가 회사를 떠난 것도 액토즈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라비티도 계속되는 실적 악화 속에 소액주주와의 법적 분쟁 등 갖가지 악재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10억원과 74억원에 이를 정도로 그라비티는 견실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2005년 하반기 이 수치는 128억원의 영업손실과 1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마치 소프트뱅크가 직접 손해를 입힌 것처럼 돌변하고 말았다.
이 와중에 전·현직 경영진 간의 소송, 현 경영진과 소액주주 간의 고소·고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그라비티의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라그나로크2’ ‘레퀴엠’ 등 간판작의 공개가 늦어지고, 핵심 인력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그라비티의 한숨을 키우고 있다.
게임업계 전문가는 “대주주인 외국 기업이 가진 생각과 한국에서 사업을 맡은 경영진 사이에 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며 “자금력과 덩치만으로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아니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샨다, 액토즈 인수후 실적추이 (단위:억원)
시기 매출 영업익 내수 매출
05년 1분기 76.5 13.0 57.4
06년 1분기 54.5 -13.0 4.9
소프트뱅크, 그라비티 인수 전후 수익비교 (단위:억원)
시기 영업익 경상익 순익
05년 상반기 110 101 74
05년 하반기 -128 -141 -108
자료:공시 내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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