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신산업 규제정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도마에 올랐다. 최근 OECD가 제출한 한국 통신산업 규제정책 보고서 초안은 통신시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가 매우 강한 편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오는 31일부터 OECD 과학기술산업이사회 주최로 워크숍이 열리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대표단을 급파, 국내 통신산업 규제정책의 당위성 알리기에 나섰다.
OECD는 통상 5년에 한번씩 회원 각국의 규제개혁 동향 보고서를 작성해왔으며, 그 결과가 해당국의 법적 구속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외 신인도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이번 정통부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통부는 최근 OECD가 제출한 한국 통신산업 정책 보고서 초안이 회원국의 규제개혁 수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함에 따라 아일랜드 현지에 대표단을 파견해 적극 해명하기로 했다. OECD는 회원국의 산업·경제 정책을 평가해 보통 5년마다 규제개혁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규제 개선방향을 권고하고 있다.
통상 OECD의 권고인만큼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정부 규제가 강하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대외 이미지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회원국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통부 관계자는 “이번에 파견한 대표단은 현지에서 OECD 보고서 초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리나라 통신산업 환경의 특수성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한국이 IT강국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게 된데에는 통신 규제정책 철학이 한몫을 했다는 점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OECD 보고서 초안은 요금규제 등 통신 소매업에 대한 정부 개입은 물론이고 역무 분류, 시장지배적 사업자 제도 등 포괄적인 부분에서 국내 규제의 문제점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OECD 보고서 초안이 국내 통신산업 규제정책을 현실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한 대목도 있다고 판단, 올 가을로 예정된 정식 보고서에는 일부 오해가 있는 내용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정통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OECD가 요구하는 방향은 정부규제가 거의 사라진 완전 개방형 시장구조”라며 “통신은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특수성과 더불어 IT산업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OECD 보고서 초안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본협상을 목전에 두고,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국내 통신규제 철폐 논리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공교롭다. 이번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는데도 여전히 OECD가 국내 통신산업 규제정책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다면 미국과의 FTA 체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OECD 시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통신산업 규제가 강화됐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 “우리는 자국산업 보호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명분이 뚜렷한만큼 오해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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