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번의 NG를 낸 후 겨우 모든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엑스씨이의 중국 3세대(3G) 시장 진출로 모 지상파TV 뉴스 취재팀의 방문을 받고 진행 과정과 이번 계약의 성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진출의 의미가 생각보다도 매우 크다는 점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
세계 IT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중국의 3세대 시장을 누가 선점할 것인지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하고 있는 3G 시장은 글로벌 유수기업들과 현지 토종업체들 간의 치열한 격전장으로 변모한지 이미 오래됐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3G 가입자는 내년에는 620만명, 5년 후에는 2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3월 엑스씨이는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일을 해냈다. 중국 3G 이동통신 국가 공식 표준기술인 TD-SCDMA 특허를 보유한 다탕모바일의 ‘XVM’ 플랫폼 독점 공급권을 따낸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이통사업자 선정과 시범서비스를 거쳐 내년 상용화에 돌입하게 되면 다탕모바일이 공급하는 모든 3G 이동통신 단말기에는 엑스씨이의 플랫폼이 탑재된다.
매년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십억원의 기술 로열티만으로 이번 진출을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번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 진출은 그동안 네트워크 인프라 부족으로 중국 진출에 난항을 겪었던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CP)가 동반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국내 2만여개의 콘텐츠를 별도의 수정작업이 없이 그대로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돌이켜 보면 평소 인증절차가 까다로운 중국 IT시장에서 시가총액 수조원이 넘는 글로벌 자바업체들을 제치고 플랫폼을 공급하기까지는 초기 시장선점을 위한 전략적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경영이 주효했다. 무선인터넷 사업 특성상 시장이 성장을 본격화하거나 이미 포화된 상태에서는 신생업체 진입이 매우 어렵다. 엑스씨이는 3∼4년 전부터 중국 무선인터넷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소규모로 운영해 온 해외사업부를 3배 이상 늘리고 집중 공략지역인 베이징에 지사를 설립해 현지 시장조사와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또 현지 하이얼, ZTE 등의 단말회사와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 등에 ‘XVM’과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를 공급하는 등 제휴 범위를 꾸준히 확대시켰다. 당장의 큰 수익보다는 중장기적인 투자를 선택한 셈이다.
성공적인 중국시장 개척과 진출에 이어 나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포스트 중국으로 불리는 인도시장 또한 놓칠 수 없는 신천지와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음성통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인도 이동통신 시장에 엑스씨이만의 두번째 물붓기 경영전략을 선택해야 하는 결단의 순간이 임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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