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전화 단일요금제 `수면위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T 유선전화 매출 구조(2005년 기준)

시내전화 단일요금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시·내외 구간 요금 차를 없애는 대신 기본료를 인상하는 시내전화 단일 요금체제를 골간으로 한 다양한 선택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KT의 이런 정책은 현실성이 낮다.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KT가 요금인가 사업자라는 점에서 현재 요금 틀을 급격하게 바꾸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요금단일제 도입이나 특정층을 겨냥한 정액상품 및 선택요금제 활성화 얘기가 나오는 것은 하나로텔레콤 등 후발 통신사들의 파격적인 요금할인, ‘기분존’을 앞세운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의 공격이 강화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SK텔레콤마저 ‘기분존’과 유사한 ‘홈존’ 출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KT 속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왜 단일요금제인가=현재 전화 요금은 시내와 시외가 구분돼 있다. 즉, 서울 시내 및 30Km 이내에는 3분당 39원이다. 이에 비해 30Km 이상 시외구간에서는 10초당 14.5원이다. 두 구간 모두 기본료(가입자 접속료)는 3000∼5200원 수준이다. 단일요금제는 2개 대역으로 구분돼 있는 요금을 시간당 얼마로 동일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기본료는 1만원 내외의 인상을 전제로 한다. 즉, 최소 후발 이동통신 수준만큼은 될 수 있다. 시내전화를 제외한 이동통신이나 인터넷전화(VoIP) 통화료 모두 ‘안정적인 기본료 토대의 통화량에 따른 요금 구조’다. 단일요금제 도입은 우선 인상되는 기본료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금처럼 통화량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대체 서비스 발달로 인한 통화량 및 매출 감소는 속수무책이다. KT의 유선전화 매출 중 기본료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 그러나 이동통신 사업자는 최대 3배 이상을 차지한다. 또 다른 의미는 기본료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량에서는 결국 이동통신·VoIP나 시내전화 모두 완전 경쟁상황이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도입시기가 문제=KT 측은 “원론적으로, 무엇보다 중기적으로 단일요금제로 변화는 불가피하지 않냐”는 조심스런 견해를 밝혔다. 남는 문제는 도입 시기. 일단 도입 초기에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KT 유선 매출의 경우 80∼85%가 기업 차지인데, 이런 구조로 바뀔 경우 단기적으로는 기업 매출 급감이 예상된다. 더 중요한 문제는 기본료 인상이 주는 사회적 부담이다. 즉 보편적 서비스로 인식돼 있는 시내전화의 이런 요금구조는 특정계층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KT는 통화량으로 승부를 겨룰 시기나 사회적 분위 양 측면에서 단일요금제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시기를 두고 고민중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KT가 애써 외면하는 VoIP 시장이 활성화되는 오는 2008년께에는 단일요금제를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분석은 KT가 전체 단일요금제를 도입하기 전, 기본료 인상을 전제로 한 다양한 시·내외 선택요금제나 정액제 상품을 출시해 요금구조 변화의 연착륙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다. 어쨌든 다른 역무에서 유선시장에 대한 ‘침범’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KT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신혜선기자@ 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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