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진이 불러주는 ‘세레나데’에 한국 게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의 게임사업을 총괄하는 셰인 김 MS게임스튜디오(MGS) 대표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처음으로 꺼내 놓은 말이 “한국 게임개발사와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였으니 한국 게임업체로서는 우쭐해 할 만도 하고, 매혹적인 느낌도 받았을 법하다.
남의 안방이니 손님으로서 집주인을 치켜세우는 의미가 절반 이상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 MS의 모습에는 분명히 예우 이상의 깍듯함이 보인다. 26일에는 스티브 발머 CEO가 직접 한국 게임업체 대표들과 만남을 갖는다니 한국 게임산업의 달라진 위상이 실감나기도 한다.
한국이 PC 온라인게임을 세계 최초로 만들고 상용화한 국가란 것이 MS가 지금 한국 개발사와의 협력을 꾀하도록 만드는 핵심 동인일 것이다. PC 기반의 거의 모든 플랫폼·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를 장악했어도 한국이 갖고 있는 온라인게임 기술은 여전히 독보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기인 X박스360을 전 세계에 출시하고 이를 PC윈도·모바일까지 연동하겠다는 원대한 ‘라이브 애니웨어’ 전략을 내놓았지만 그 핵심인 PC온라인과 관련해서는 한국 개발사의 협력이 절실했을 게다.
문제는 올바른 협력을 통해 한국 게임산업이 세계 게임 시장 입지를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느냐 여부다. 그런데 여전히 MS의 이번 선물보따리에도 ‘장삿속’이 깊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북미·유럽 시장에까지 위세를 떨치고 있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기술이 X박스360과 원활하게 연동된다는 것만 보여주면 MS로선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국 업체들은 MS가 ‘온라인게임’이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형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윈도비스타 기반의 온라인게임이며, X박스360용 온라인게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냉정히 자기 원칙과 방향을 정할 때다. 디지털문화부·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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