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특화된 최상위 도메인 ‘닷모비(.mobi)’가 등록 첫날인 22일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닷모비 도메인의 효율성을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찬성 측은 우선 휴대폰 인터넷서핑이 편리하게 됐으며 이 흐름이 대세라고 말하는 반면 반대하는 측은 기존 웹사이트 외에 이를 새로 개설하는 것에 대한 추가 비용과 시간부담을 들어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기업들은 ‘닷컴(.com)’등록이 처음 시작됐을 때 기업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치렀던 도메인 확보전쟁을 닷모비 도메인 등록과정에서도 또 한차례 반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닷모비 도메인의 등록접수가 시작된지 몇시간 만에 야후·구글·싱귤러 등 주요 IT업체로부터 수천건의 등록신청이 몰려들었다.
<>“휴대단말기 웹서핑 전환점”=닷모비는 휴대폰·PDA 등에 특화된 모바일 웹사이트를 일반 웹사이트와 구별하기 위해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새로 만든 최상위 도메인이다.
이의 등장에 대해 닷모비 운영기관 MTLD의 닐 에드워즈 CEO는 “그동안 휴대단말기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끔찍한 경험이었다”면서 닷모비 도메인의 등장으로 모바일 인터넷시장은 폭발적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휴대폰으로 기존 웹사이트를 접속할 경우 좁은 액정화면 때문에 제대로 된 검색이 불가능하지만 닷모비로 구분된 모바일 웹사이트가 확산되면 이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모바일 인터넷시장을 잡기 위해서 닷모비 도메인 등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MTLD측은 주장한다.
<>“비효율적” 무용론도 대두=기존 웹사이트와 중복=하지만 기존 웹사이트 주소를 놓아두고 모바일용 도메인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닷모비 무용론’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모바일 결제업체 방고의 창업자 아닐 말호트라는 “닷모비의 등장은 단기적으로 모바일 인터넷의 진보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을 위한 별도 도메인을 만드는 것보다 웹사이트 접속자가 어떤 플랫폼(휴대폰·PC 등)으로 접속하는지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지적했다. 구글과 야후는 휴대폰 접속자를 별도 모바일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기술을 이미 도입하고 있다는 것.
말호트라는 “기업체가 새로운 모바일 웹주소를 알리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혼란이 불가피하다”면서 마케팅 역량을 이원화하는 것보다 하나의 도메인 전략을 유지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닷모비 도메인을 등록한 회사들도 실제 마케팅에서 기존 닷컴 도메인을 알리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업들 브랜드 지키기 내몰릴 듯=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은 자사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건당 200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며 닷모비 등록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닷모비 도메인의 등록비용이 기존 닷컴(10∼20달러)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닷모비 도메인은 오는 29일까지 무선 관련업체가 우선 신청하고 내달 12일부터 일반 기업체, 9월14일부터 개인의 도메인 등록이 가능해진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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