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있는 외국계 기업의 대부분은 기술개발보다는 전진 혹은 생산기지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양적인 면에 치중하고 있는 우리나라 외국인투자 유치 정책을 질적 성장 위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산업기술평가원의 ‘외국인 R&D센터 기술개발투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R&D투자센터가 국내에 미치는 기술 파급력이나 경제적 실익은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기평이 국내에 10만달러 이상 투자한 외국인 기업 가운데 지분의 50% 이상을 투입한 제조업체 42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투자동기는 전진기지 확보가 40.4%, 생산기지 확보가 18.8%를 차지해 기술 습득이나 공동개발 목적(16.4%)보다 크게 앞섰다.
특히 R&D센터를 보유한 기업의 모회사로의 수출 비중은 21.7%인 반면에 모회사로부터 수입비중은 37.4%로 수입기지로서의 역할이 더 큰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의미하는 R&D 집약도에서도 모기업의 R&D집약도가 3.1%인 데 비해 국내 외국계 투자 기업은 1.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우리 정부가 연구개발을 지원한 사업도 대부분 수출보다 내수 위주로 사업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업 가운데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은 35.2%인 150개사로, 사업수행 결과 이들 업체는 2002년 평균 내수에서 27억원, 수출에서 2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년이 지난 2004년에는 내수 2018억원, 수출 1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대부분 한국시장에서 집중적인 고성장을 이뤘다.
연구원도 대부분 한국인으로, 조사대상기업 전체의 R&D센터 연구원 6975명 가운데 외국인은 36명으로 전체의 0.5%에 불과했다.
특히 국내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추가 R&D센터 설치 등에서는 61.8%가 ‘의향이 없다’는 답변을 내놔 ‘의향이 있다’는 의견 21.2%를 세 배 가까이 앞섰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우창화 산기평 기술평가본부장은 “외국 기업에 대한 맹목적 투자유치 확대 보다는 국내에 필요한 기업, 차세대성장동력 분야 유망기업 등을 중심으로 의도가 분명한 유치활동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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