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날고, TV 기고.’
디스플레이 전문 중소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LCD 모니터 업체들이 잇따라 흑자로 전환한 반면 지난해까지 연간 50% 이상 성장 가도를 달려온 디지털TV(DTV) 업체들은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추락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니터업체 비티씨정보통신이 6년 만에 반기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LCD 모니터에서 디지털TV로 사업영역을 넓힌 현대아이티도 1분기 실적에서 당기순이익이 3분기 만에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표 참조>
하지만 지난해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해온 디지털TV 업체 디지탈디바이스가 1분기 당기순손실 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한 가운데 덱트론와 이레전자는 각각 당기순손실 34억원, 33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폭이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03년 이후 수익성 악화로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신 사업발굴에 나선 주요 모니터업체들이 내실경영을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반면 디지털 TV업체들은 지난 해 말부터 대기업의 가격인하 공세가 커지면서 매출과 마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TV 시장은 지난 2003년을 정점으로 대기업과 대만 저가 제품에 시장을 내주며 전문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한 LCD 모니터시장과 거의 똑같은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비티씨정보통신, 현대아이티 등 주요 모니터업체들은 지난 2∼3년 사이 직원 절반 이상을 감원하는가 하면 대주주가 바뀌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특히 이들은 TV 겸용 모니터, 디지털TV 등 신 사업 개척을 추진해 올 들어 본격적인 매출 확대에 성공하고 있다.
DTV업계는 수익성이 악화 되자 내실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디보스, 우성넥스티어 등은 일반 소비자 시장과 별도로 호텔, 병원, 아파트 등 수익성이 높은 특수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에이텍은 기업 특판을 강화하며 영업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특화 제품 개발이나 신규 시장 개척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DTV업계의 실적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난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심봉천 디보스 사장은 “중소 DTV업체들은 요즘 제품과 시장 차별화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며 “이같은 변화에 누가 빨리 적응하느냐 하는 생존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 1분기 당기순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