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텔레메트릭스 산업화 지원사업이 본격 가동됐다. 첨단 재난방재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과 이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 설립을 통해 전국적 재난방재 기반기술 확산과 산업화로 연계시켜나가기 위한 목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적 IT강국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지진·호우·태풍 등 대형 재난방재 측면에서 선진국에 크게 뒤처진 수준이다. 특히 재난방재에 관한 뚜렷한 기준이 없는 가운데 향후 등장할 응용기술 결과물에 대한 테스트베드 구축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 산업 조성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 관계 전문가의 일치된 견해다.
지난해 말 산업자원부와 부산시 공동 지원 아래 부산TP에 설립된 텔레메트릭스산업화지원센터(센터장 김기래 신라대 교수)는 최근 사업추진을 위한 실무조직 구성을 완료하고, 구체적인 연구·개발 지원분야 발굴과 사업 참여기업 선정에 착수했다. 센터는 총 사업비 132억원을 바탕으로 오는 2008년 8월까지 부산지역을 시범대상으로 시설물,소방,부식,보안 4개 분야에서 텔레메트릭스 시스템을 구축해나간다. 해마다 태풍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고 교량과 터널이 유난히 많다는 점에서 텔레메트릭스 시범 구축사업 도시로 부산만한 곳이 없다.
센터는 이어 산업화 수익기반을 조기에 확보하는 한편, 원천기술 개발 현황을 데이타베이스화해 전국적 산업화에 필요한 사업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초기 센터의 역량은 텔레메트릭스 테스트베드 구축에 집중된다. 범국가적 ‘재난예측 및 통제시스템’ 기술개발과 사업기반 구축이 핵심이다. 이는 기반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관련 기업의 기술 고도화 및 사업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테스트베드 운용은 기술 수요처의 요구를 파악해 시장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원천기술 보완과 개선 요구사항에 대한 지원으로 기존 기반기술의 고도화를 촉진하는 기능을 함께 수행한다.
센터는 이 같은 테스트베드 운용을 산업체 지원체계 구축 및 시험인증 사업과 연계해 나간다. 세부적으로 텔레메트릭스 산업에 관련된 공공부문 생산지원(정책·법률·기술)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체계적 산업지원에 나서며, 장비 및 솔루션을 규격화하는 등 시제품 공인인증센터 역할을 담당한다는 복안이다.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적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텔레메트릭스 사업이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대학·연구소 간 기초기술 및 응용기술, 산업화 기술에 대한 상호 정보공유와 연구개발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필수. 이에 따라 센터는 산·학·연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 연구지원 등을 통한 산·학·연 연구개발 체계 구축을 실무 이전부터 중점 추진사항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 조만간 텔레메트릭스 포럼 구성 및 운영에도 착수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응용산업 발굴이다. 이는 텔레메트릭스 관련 실질적인 산업화 작업이자 이번 사업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주요 공공·핵심시설과 국가 기간 산업망에 대한 첨단 원격 보안 및 관리 시스템 구축부터 텔레메트릭스 관련 시스템 집적 반도체 기반기술 개선, 나아가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기술 개선 및 보완 사항까지 망라돼 있다.
텔레메트릭스 산업화지원센터의 사업은 뚜렷한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산지역 경제에, 특히 사업기반과 규모면에서 열악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산 IT업계에 최대 호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센터는 적극적인 업종 전환을 통한 응용기술 개발에 부산 IT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원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산업화 지원 분야
텔레메트릭스 산업화지원센터의 사업은 뚜렷한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산 지역 경제에, 특히 사업기반과 규모 면에서 열악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산 IT업계에 최대 호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센터는 적극적인 업종 전환을 통한 응용기술 개발에 부산 IT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원하고 있다.
각종 대상물에 대한 정보를 원거리에서 실시간으로 획득·분석하고 상태를 관리하는 텔레메트릭스의 핵심 기술은 초정밀 센서 기술, 반도체 기술, 무선 통신 기술로 압축된다. 여기서 필요한 핵심 기술은 센서 및 무선 단말기의 소형화·저렴화·저전력화며 전력·가스 계통망의 부식 및 누출 관리, 교량·항만의 안전 관리, 교통 시설물의 유지 관리, 환경 오염 감시 및 경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IT기업들이 눈여겨볼 텔레메트릭스 사업 분야는 응용센서 부문과 단말기 및 무선통신망 관련 사업이다.
응용센서 사업은 이번 텔레메트릭스 사업의 기본이자 핵심 사업으로 시설물 안전관리 센서와 화재감시 센서, 부식감시 센서, 보안 센서 4가지로 나뉜다. 구조물의 경사 변형각과 변형률, 처짐, 온도, 진동가속도 등을 측정하는 시설물 안전관리 센서 분야는 이를 계측하는 광파측정기, 케이블 장력계, 변위계, 온도계, 풍향풍속계, 반력측정계, 가속도계, 변형도계 등 계측장치가 포함돼 있다.
화재감시센서는 현재 온도, 연기, 불꽃감지 복합 센서 및 디지털기반의 반도체(IC) 사용으로 높은 신뢰성 및 정확성 확보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유·무선 데이터 방식(온도 및 농도)과 자가진단 및 자체경보 출력, 텔레메트릭스 시스템을 위한 무선통신 칩 내장, 저가격에 고성능과 오작동 방지 구현이 가능한 종합 기능이 요구된다.
부식센서는 배관 원격감시 시스템에 적용되며 부식감시용 단말 장치 및 시스템과 연동해 사용된다. 보안센서는 텔레메트릭스용 스마트형 열센서 및 디지털 자석센서를 사용하며 텔레메트릭스 시스템을 위한 무선통신 칩을 내장한다.
센서와의 인터페이스 기능을 담당하는 단말기는 GPS를 이용한 원격 위치 추적과 센서의 감시 역할을 담당한다. 단말기와 기지국 간 통신은 지그비, IEEE 802.15 등의 센서 네트워크를 이용하며 이와 관련 무선통신구간은 현재 TRS(테트라 방식)를 사용할 예정이다. 센터는 향후 CDMA, GSM, 지그비 등 무선 센서 네트워크를 도입할 계획이다.
◆인터뷰-김기래 센터장
“재난방재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누구나 재난방재의 필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해법은 잘 모릅니다. 텔레메트릭스 산업화지원센터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설립됐습니다.”
김기래 센터장(신라대 전자공학과 교수)은 재난방재를 위한 센터의 방법론적 접근을 강조했다. 재난방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넘어 이제는 어떤 기술과 방법으로 어떤 기준과 관리 아래 가장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확산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할 시기라는 얘기다.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기술과 관련 장비를 실험하고 궁극적으로 최선의 답을 찾아내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자 임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항구를 끼고 교량과 터널이 유난히 많으며 상당수 대형 건축물이 노화됐고 이로 인해 태풍과 지진 피해에 늘 노출돼 있는 곳이 부산”이라며 “이번 사업은 정부와 지자체 부산의 매칭펀드로 추진되는만큼 부산기업을 발굴·지원해 지역산업 활성화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출신인 그는 늘 하드웨어 기반의 전자산업이 부산에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텔레메트릭스 센터장으로 추천받았을 때도 부산 전자산업 진흥의 기폭제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를 수락했다. “지역 내 많은 기업이 업종을 전환해 기술개발과 산업화에 참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센터는 기업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더욱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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