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대통령) 사무국인 과학기술혁신본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주관하고 산·학·연 전문가가 대거 참여한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2차연도 종합 비교평가’는 앞으로 사업 무게중심이 어디로 쏠릴지를 가늠케 하는 사실상의 중간 점검으로 풀이된다.
시점상으로도 ‘오는 2008년께 시장 진입이 가능한 40개 첨단 제품과 153개 선진 기술을 만들겠다’는 사업 목표의 중간이다. 궁극적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방송, 차세대 전지 분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할 밑거름(제품·기술)이라는 것.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도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과 관련해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평가해 조기에 산업화할 수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잠재력보다는 2∼3년 내에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큰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향후 2년 6개월여간의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계획에 반영될 전망이다.
◇주요 평가 내용과 의미=최고 평점(S)을 받은 3개 사업단 중 2개(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TV·방송)가 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정보기술(IT) 분야로서 우리 경제의 가까운 미래(5년 내)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S 평점인 차세대 전지사업단도 연료전지와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모바일 컴퓨팅 기기용 2차 전지 등 IT 서비스 및 산업계를 뒷받침하는 ‘캐시카우(cash cow)’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로봇 서비스를 추진하는 지능형 로봇사업단은 ‘킬러애플리케이션 부재’라는 고민과 ‘향후 가장 확실한 미래산업’이라는 낙관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A’에 안착해 숨을 돌렸다. 미래형 자동차사업단, 디지털콘텐츠·소프트웨어(SW)솔루션사업단도 1차연도에 이어 A를 기록해 지원 예산 증액에 대한 기대를 이어갔다.
그러나 차세대 반도체사업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 칩을 개발하고, 자동차용 네트워크 반도체를 국산화했으며 웨이퍼 취급용 정전척을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등 그 나름대로 활발한 연구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다.
이번 평가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평점을 높게 받은 사업단들은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외에 부처별 사업이나 관련 산업체의 민간 연구기관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는데, 차세대 반도체사업단은 상대적으로 연계사업이 부족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대해 “지난 10년여간 우리 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한 반도체 산업이 퇴색하는 것으로 성급하게 판단할 일은 아니다”며 “앞으로 미래 유망기술 개발사업, 국가 나노기술 종합 발전계획, 범부처 융합기술 종합 발전계획 등과 차세대 반도체사업단 과제를 연계해 추진하면 얼마든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전망=과학기술혁신본부는 과학기술국채(2252억원)의 일부를 포함해 올해에만 모두 4978억원을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에 쏟아붓는다. 그 지원금이 S 평점을 받은 사업단에 우선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구개발 성과 중에서 실용화할 수 있는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우선 지원·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의 성과를 ‘대형 국가 연구개발 실용화 사업’으로 연계해 사업화를 촉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대형 국가 연구개발 실용화사업,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 등 정부가 추진하는 3개 미래 성장동력 사업의 종합적·전략적 추진·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은용·조윤아기자@전자신문, eylee·for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