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차 확산되고 있는 현금영수증 제도가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 수요의 ‘단비’가 되고 있다. 국세청이 현금영수증 제도 정착을 위해 적극 나서면서 주요 유통 매장이 현금영수증 겸용 POS 단말기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기 때문. POS 시스템도 매출·재고 관리와 같은 기본 기능 이외에 현금영수증·신용 결제·예약·세무 대행과 같은 통합 단말기로 진화하고 있다. 관련 소프트웨어도 봇물을 이루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체 간 제휴도 탄력을 받으면서 국내 POS 제품 수요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통합 POS 제품 ‘봇물’=시스네트는 이르면 다음달 통합 POS 시스템 패키지를 출시한다. IBM 장비를 취급해 온 시스네트가 처음 출시하는 이 제품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매출 재고 관리에서 현금 영수증까지 매장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지원한다. 제품 가격도 크게 낮춰 현금영수증 시스템 구축을 원하는 소규모 점포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부가통신망(VAN) 사업자인 KCP와 손잡고 POS 기반으로 현금영수증을 비롯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영업 접점을 넓힌 상태다.
도시바테크코리아도 밸로스와 손잡고 현금영수증 겸용 POS 단말기 시장에 새로 진출했다. 밸로스는 현금영수증 사업자로 POS 단말기를 통한 현금영수증의 거래승인 업무를 맡는다. 도시바테크는 현금영수증 발급 서비스가 탑재된 POS 단말기를 백화점·할인점뿐 아니라 소규모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국내 POS 1위 업체인 밸크리텍도 현금영수증을 지원하는 제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새로 정비하고 중소형 매장을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나이스정보통신도 중소형 가맹점에 적합한 초소형 웹 POS 단말기를 출시하고 주요 가맹점을 중심으로 공격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 밖에 아스템즈·KT 비즈메카 등도 현금영수증 제도가 확대되면서 POS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크게 강화하는 추세다.
◇POS 수요 ‘청신호’=현금영수증 제도가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POS 시스템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사실 현금영수증 제도를 시행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초기 인지도 부족과 시스템 시행 착오 등으로 시스템 수요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최근 국세청이 현금영수증 미등록 가맹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행하는 등 제도 정착에 나서면서 단말기 문의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현금영수증 발급 건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현금영수증 이용 건수는 1억8000만건으로 작년 전체 규모 4억5000만건의 절반에 육박한다. 국세청은 올해 현금영수증 발급 액수를 전년 대비 60% 늘어난 30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POS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중소형 매장 사이에서 POS 제품 도입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또 고객 요구에 따라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는 매장 역시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김대봉 밸로스 사장은 “국내 POS 단말기 보급률은 일본의 20% 수준에서 지난해 현금영수증 미등록 가맹점 세무조사 등으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보급된 155만장 규모의 현금영수증 전용카드와 최근 시행된 현금영수증 단말기를 이용한 급여 신고제 등으로 현금영수증 기능의 POS 단말기 보급이 확대돼 5년 내 선진국 수준인 4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