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 시장서 성공하기 힘든 구조"

  한국 벤처기업은 기술에는 강하지만 마케팅, 재무에서 취약점을 보여 대부분 성공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KOTRA(대표 홍기화)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해외 벤처캐피탈리스트를 대상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의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돼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심각한 취약점을 보이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해외 벤처투자자들은 한가지 기술로 열가지 제품을 만들어 팔 생각을 하는 미국 기업에 비해 한국 업체들은 열가지 기술로 한가지 제품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라며 한가지 제품이라도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벤처기업의 조직은 대부분 엔지니어 위주로 구성된 반면 마케팅과 세일즈 부서는 취약해 머리만 크고 손발이 작은 구조라며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최근 방한한 세계 유력 벤처투자사인 오펜하이머의 마크 모닌 부사장은 “한국 벤처기업들의 기술개발 의지와 특허 등록은 놀라운 수준이었지만 실제로 마케팅에 성공해 상용화된 제품을 보여준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특히 재무정보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며 미국 VC에게 보편화돼있는 재무지표 중 하나인 자본 소진율(Burn Rate)을 이해하는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는 것.

이밖에 한국 벤처기업은 중요한 계약 체결에 실패한 경우에도 기존 고용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외국인 투자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상담회를 추진한 오성근 LA무역관장은 “해외 벤처캐피탈들이 한국 업체에게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왜 굳이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느냐는 것”이라며 “투자자금 모집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해외진출이나 마케팅 측면으로 해외 벤처 캐피탈들과 협력하고 싶다는 의지를 반드시 드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KOTRA 해외 투자 유치 10계명으로 △넘버(재무수치)를 제시하라 △마케팅 인력을 보강하라 △수치(재무)로 회사를 경영하라 △회계감사를 마친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라 △투자가들의 예상 질의를 숙지하라 △해외 펀드를 찾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라 △한번에 한 제품씩 시장에서 성공시켜라 △회사가 어려우면 자본 소진율(Burn Rate)을 감소시켜라 △투자가를 만날 때는 책임자급을 파견하라 △기술보다 경영을 보여줘라 등을 제시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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