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 수출 복병 유류할증료 인하해야

 항공화물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지나치게 높아 국내 IT제품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화물에 대한 유류할증제가 도입된 2003년 이후 최근까지 3년 동안 5배나 급등했고, 그것도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 특히 지난해 7월 kg당 480원이던 유류할증료가 올해 3월에는 600원으로 120원이나 올랐다니 더욱 그렇다. 가뜩이나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업체들에 높은 유류할증료는 이중 부담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유류할증료는 항공 유가가 오를 때마다 항공사가 기본 운임에 추가로 부과할 수 있는 요금이다. 이 때문에 항공사 처지에서는 유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요즘 같은 유가 급등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수 있다. 하지만 항공화물을 이용하는 수출업체는 물류비 상승으로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돼 채산성 악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휴대폰·LCD·반도체 등 IT업체들은 수출물량의 70∼80%를 항공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기업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IT업체들이 지난해에 유류할증료 부담이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만 봐도 짐작이 된다.

 물론 유류할증료 인상은 최근의 고유가 추세가 직접적인 원인임이 분명하다. 유가 상승세가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적이며, 고유가 체제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제기관의 전망이다. 더욱이 유가는 핵 문제로 비롯된 이란 변수와 아프리카 산유국 정정불안 등 공급요인, 중국 변수가 중첩돼 ‘배럴당 100달러 시대’까지 점쳐지는 실정이다. 그렇게 되면 항공유가가 올라 유류할증료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또 이로 인한 수출업체들의 물류비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는 곧바로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수출확대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다. 환율하락에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불안한 대외여건이 한꺼번에 겹치는 양상이어서 해법찾기도 어렵다.

 IT수출업체들이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품수송을 항공운송에서 해상운송으로 전환하고는 있지만 당장 납기일을 맞추기 어렵고 재고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IT업체들이 항공운송 비중을 30% 정도 줄이는 데 그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유가가 환율과 함께 우리의 IT수출을 좌지우지하는 핵심변수임을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IT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나 될 정도로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성장동력이다. 이런 IT제품의 수출에 제동이 걸리면 우리 경제의 성장둔화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올해 1분기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29.8%, 11.7% 줄었으며, 휴대폰은 2.6% 증가에 그쳤다. 그만큼 IT제품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유류할증료 인하가 급한 상황이다.

 유류할증료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유가 문제는 글로벌 게임의 산물이어서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IT업체들이 구조조정과 혁신으로 대응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류할증료가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면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선진국이나 경쟁국 수준으로 낮출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유가상승률 범위에서 책정될 수 있도록 제도적 인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이와 함께 항공사도 유가 인상에 따른 부담을 하주, 즉 IT업체들에만 전가하려 하지 말고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환율하락에다 유가급등으로 인한 IT수출업체의 충격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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