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디지털 계량기 시대 본격화

 첨단 디지털 계량기 도입이 확대되면서 업계의 신제품 개발과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계량기는 가정의 필수 기기임이 틀림없지만 큰 주목을 끌지는 못해 왔다. 하지만 더욱 정확한 검침을 원하는 욕구에다 최첨단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재탄생하고 있다. 한전과 도시가스업계 등의 도입 확대 계획 등도 업계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전기·가스·수도 등 도입 확대=한국전력은 올 하반기부터 일반 가정에 설치돼 있는 기계식 전력량계를 디지털 전력량계로 전환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기계식 전력량계가 설치돼 있는 일반 가구수는 1400만 가구로 추산된다. 해마다 단계적인 교체가 이뤄지게 될 경우 연간 500억원 이상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력 분야에 비해 더딘 움직임을 보이던 도시가스협회도 이달 판매량 오차 개선을 위해 2015년까지 총 2352억원을 들여 5880만대의 원격검침이 가능한 디지털 계량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내년부터 원격검침 디지털 계량기를 도입하기로 하고 개발업체와 도입효과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최근 마쳤다. 정확한 검침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커지면서 전기·가스 외에 온수·수도 등에서도 디지털 계량기 교체 수요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온도압력 보정 등 신기술 무장=한전은 한전KDN을 통해 지난 1월부터 대전에서 시범 적용해온, 전력선통신(PLC)을 탑재한 원격검침 사업이 성공적이라는 결과를 경영진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PLC용 모뎀과 디지털 전력량계가 사용됐다. 현재 개발된 디지털 전력량계는 PLC는 물론이고 CDMA·RF 등을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원격 검침 및 제어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도시가스사들이 지난 10년간 가스가 온도에 따라 부피가 달라지는 것을 정확히 계측하지 않아 3000억원에 가까운 부당 이득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이에 대해 온도·압력 보정이 가능한 계량기를 2개 업체에서 개발했으며 이를 곧 실용화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온압 보정을 위해서는 센서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관련 제품을 갖춘 2개사는 중소기업인 미텍과 알엔에프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 시장을 잡아라=업계의 한 사장은 “옴니시스템·위지트·미텍 등 디지털계량기 분야에서 꾸준히 사업을 해 온 업체 외에 일진전기·LS산전 등 대기업들도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한전KDN과 LS산전은 최근 디지털전력량계·원격검침 분야에서 공동 대응키로 하고 협력을 맺었다.

 디지털계량기 도입 확대는 새로운 사업기회도 만들고 있다. PLC 칩 전문업체 젤라인 역시 계량기와 연계한 PLC 활용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원격검침·센서네트워크 전문기업 누리텔레콤 역시 관련시장에 공을 들여 왔다.

 산자부 가스산업과 관계자는 “첨단 디지털 전력량계를 개발하는 업체가 많지 않았지만 이는 기술력 부족이라기보다는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신규 시장이 열리면서 많은 업체가 디지털계량기 시장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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