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본부 사업 "구호만 요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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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본부와 벤처지원기관 간 역할을 재정립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덕특구 전경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이하 대덕특구본부)의 주요 사업이 대전지역 첨단산업 및 벤처지원기관들의 기존 사업과 중복되거나 준비기간 부족 등 원인으로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덕특구본부는 출범 이후 기술이전사업, 창업 및 경영컨설팅사업, 교육사업, 수출 마케팅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들은 지역 내 대표적인 산업지원기관인 대전시첨단산업진흥재단(이하 대전첨단재단), 대전중소기업지원센터, 중기청 대전·충남지방사무소, 대전충남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유관 기관들이 해 오던 사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역 벤처 업계 관계자는 “특구본부가 출범했다고는 하지만, 다른 지원기관들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 로드쇼나 교육사업 같은 행사만 보더라도 이미 다른 기관들이 해오던 것이어서 특구본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에는 대전첨단재단이 주관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베이징 국제 하이테크 엑스포’ 의 국내 참여 업체를 모집했지만 올해는 대덕특구지원본부로 명패를 바꿔달았다.

행사를 너무 급작스럽게 준비한 탓에 부작용도 있다.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톨우드사를 초청,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서도 뒷 말이 많다. 지역에 소재한 벤처 캐피털 업계는 행사 하루 전날 특구본부측으로부터 자리를 채워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들러리만 섰다고 비판했다.

최근 대덕특구 업무 집행 조합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지역에 소재한 벤처캐피털 업계에는 전혀 알리지 않고 수도권 업체하고만 의견을 타진해 지역 벤처 캐피털 업계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최근 특구내 24개 대학 및 출연연을 대상으로 △연구환경 △녹지비율 △입주기업 기준 및 방법 △바람직한 개발 방향 등에 관한 설문지를 돌리는 의견 수렴에 착수한 것을 놓고 사업 중복 문제 등 역할 재정립을 둘러싼 특구 계획 재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송낙경 대덕특구본부 사업단장은 “사실 기업 지원을 위해 다른 기관들과 중복되지 않는 부분을 찾기란 어렵다”며 “직원들에게 동일한 사업이라도 다른 지원기관들과 차별성을 두고 다르게 하라고 주문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송 단장은 또 “특구 출범 후 시간이 많지 않았던 만큼 현실적으로 동시에 여러 지원기관들과 함께 자리를 하기는 어려웠다”며 “앞으로 가능하면 순차적으로 유관 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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