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가다](12)우수 미니클러스터(반월시화·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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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는 부품소재의 메카인 반월시화 클러스터의 핵심이다. 사진은 작년 4월 반월시화 클러스터추진단 출범식.

◆반월시화 전기전자 미니클러스터

 반월시화 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인쇄회로기판(PCB)을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 산업은 반월시화단지의 중추다. 따라서 14개에 이르는 반월시화 내의 미니클러스터 중에서도 전기전자 분야 미니클러스터인 PIF(PCB Inno Forum)는 단연 최고의 구성 수준과 실적을 자랑한다.

 PIF는 작년 4월에 만들어졌다. 회장은 대덕GDS의 권이덕 연구소장이 맡고 있다. 단지 내 PCB 관련 기업에서 55명, 대학 12명, 연구소 4명, 지원기관 7명 등 총 78명이 회원이다. 권이덕 회장은 “반월시화 단지 내에 위치하는 PCB 제조업체의 수와 생산액은 국내 전체의 50%를 웃돈다”며 “생산성과 고품질화, 그리고 가격 경쟁력 면에서 글로벌 수준에 떨어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혁신클러스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창립 후 10차례 운영위원회의를 통해 미니클러스터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8차례의 포럼과 3건의 연구개발과제를 수행,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용 트리밍 장비 개발 프로젝트=PIF의 산학협력 성과 중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용 트리밍 장비를 개발한 것이다.

 PCB 장비 업체인 세호로보트산업과 추진단, 그리고 신업기술대 김평호 교수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손을 잡았다. 총 1억1100만원의 개발비 중 추진단이 9800만원을 지원했다. 작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된 이 프로젝트의 골자는 FPCB를 만들 때 단자를 정밀하게 다듬는 장비 개발이다.

 FPCB의 불량은 전자제품 업체의 제조라인을 멈추게 하는 요인으로 막대한 금액 손실을 가져온다. FPCB의 치명적인 불량중의 하나가 외곽 절단을 하다가 발생하는 단자의 접촉 불량이다. 이를 미리 막을 수 있는 대안이 트리밍 장비다. 특히 트리밍 장비는 전량 일본 업체에 의존해왔다.

 추진단과 세호로봇산업, 그리고 김평호 교수팀은 일본 장비와 같은 롤 폭 500㎜ 제품으로 방향을 정했지만 성능 면에서는 1펀치 당 1.2초가 걸리는 일본 제품보다 훨씬 앞서는 1펀치 당 0.6∼0.7초를 목표로 정했다.

 추진단이 사업비를 지원하고 다수의 PCB 및 FPCB 관련 상품화 경험과 하드웨어 기술을 보유한 세호로보트산업의 노하우, 한국산업기술대학교가 지원한 알고리즘 및 소프트웨어가 합쳐져 트리밍 장비가 지난 3월 말 만들어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세호로보트 산업은 연간 매출이 2005년 30억원 수준에서 2008년 200억원 정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또 200만달러 이상의 수출도 기대된다. 여기에 FPCB 정밀 가공 장비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다층 FPCB을 검사 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의 기반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

 ◇플립칩온 필름 기술을 이용한 광PCB 개발 프로젝트=또 다른 PIF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플립칩온 필름 기술을 이용한 광PCB 개발 프로젝트다. 기술거래소와 엠씨텍, 인하대 이승걸 교수가 협력한 이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차세대 PCB로 각광받고 있는 광PCB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광PCB는 대용량, 고속 데이터처리를 요구하는 환경에서 기존의 전기PCB의 한계를 뛰어 넘는 핵심부품이다.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됐으며 6700만원의 개발비 중 5000만원을 추진단이 지원했다.

 작년 상반기 엠씨텍을 중심으로 추진단과 인하대 이승걸 교수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만들었으며 여러 차례 개발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토론하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사업화 대상 기술은 광소자배열 및 패키징 기술, 광회로 설계기술, 광도파로 성형기술 등이다. 아직은 기존 제품과 시장을 경쟁하는 단계이나 향후 대체재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현재 PCB 업체들이 공동으로 광PCB분야의 표준화 작업을 공동 진행하고 있으며 엠씨텍은 운영위원사로 활동 중이기 때문에 이 기술은 국내 전체 PCB 업계에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엠씨텍은 올해 70억원 내외의 매출을 게획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08년에는 239억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관련 세계 시장은 올해 10억달러 수준이지만 2010년에는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광 PCB에 필요한 요소기술인 광선로 제조기술, 저손실 고분자 광도파로 재료기술, 패키징 기술, 다층기판 공정기술, 고속광 송수신 소자 기술 등을 확보한 사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성과다.

◆원주 전자의료기기 미니클러스터

 원주혁신클러스터는 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하고 의료기기 상품의 생산 및 연구 중심인 의료기기 전문 클러스터다. 연구 및 창업 중심지인 첨단의료기기테크노 타워, 생산거점지인 동화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 아파트형 임대 공장이 밀집한 원주의료기기 산업기술단지가 모여 있다.

 원주혁신클러스터 내에는 의료 관련 4개의 미니클러스터가 있는데 전자의료기기 미니클러스터의 활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윤형로 원주혁신클러스터추진단장은 “원주는 지난 2005년 7월에 건강 및 의료산업 중심의 기업도시로, 2006년 1월에는 건강 및 의료공공기관 중심의 혁신도시로 선정됐다”며 “전자의료기기 미니클러스터가 원주를 세계 5위의 국제적 의료기기산업단지로 도약하는 데 일등공신”이라고 밝혔다.  작년 4월 만들어진 전자의료기기 미니클러스터는 전자의료기기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산학연 협의체다. 현재 33개 업체, 41명 대학 및 연구소, 5개의 지원기관이 회원이다. 정기포럼 5회, 설명회와 세미나 8회, 과제 발굴 및 선정 40건 등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냈다.

 ◇이동형 산소포화도 측정기기 개발 프로젝트=원주 전자의료기기 미니클러스터는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40여건에 이르는 과제를 발굴했다. 그 중 동잡음 감지 센서를 이용한 이동형 산소포화도 측정기기 개발 프로젝트는 단번에 관련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사례다.

 올해부터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는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아나와 추진단, 그리고 연세대 정병조 교수팀이 함께 한다. 2억2650만원의 프로젝트 비용 중 추진단이 1억6000만원을 지원한다.

 이동형 산소포화도 측정기기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적 수준이 떨어지고 고가품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이 제품은 병원, 보건소, 헬스클럽 등 많은 곳에서 사용한다.

 그동안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대학, 연구기관, 병원 등이 공동개발을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추진단 전문가와 정병조교수는 현장을 방문, 실패한 프로젝트의 한계와 성과를 수집한 결과 성공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세대는 동잡음감지 센서 선정 및 시험, 타사제품 분석 및 비교 시험을 담당하고 메디아나는 제품 디자인 및 시제품제작을 분담해 추진하고 있다. 매월 3자가 모여 개발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도출된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내년 초 개발이 완료되면 3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또 초기 5만 달러 가량의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며 선진국이 독점하던 산소포화도 측정기기 가격을 내리는 반사효과도 기대된다.

 ◇하드타입 바디코일 개발 프로젝트=하드타입 바디코일 개발 프로젝트는 이미 원주 전자의료기기 미니클러스터가 거둔 주요 성과다. 작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이뤄진 이 프로젝트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의 핵심 부품인 하드타입 바디코일을 개발하는 것이다.

 3100만원의 개발 비용 중 1800만원을 추진단이 제공했으며 관련 업체인 에아이랩과 엔프로토가 함께 했다.

 MRI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적 수준이 떨어지고 고가품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MRI는 병원, 보건소 등에 많이 사용되는 영상진단기로 기술 개발 시 수입대체나 수출 등 수요가 크다.

 반면 MRI는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외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산 MRI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연성타입 바디코일을 하드타입으로 바꾼 것이다. 그동안 대학, 연구기관, 병원 등 임상시험을 추진하였으나 관련 전문가 및 기관을 찾기 어려운 상태였다.

 추진단과 에아이렙은 사업비를 분담하고 엔트로피아에서 목업 제작을 맡았다. 에아이렙은 제품 조립 및 평가를 진행했다.

 최근 이 제품 개발이 끝나고 국내 의료 관련 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며 미국, 일본, 유럽, 중동 등에 기존 거래처를 중심으로 마케팅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30억원 정도의 매출 향상이 가능하다는 게 업체의 분석이다. 또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수출과 50만 달러 정도의 수입 대체효과도 따라올 전망이다. 여기에 MRI 선진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성능 및 편리성도 향상될 것이다.

 특히 현재 선진국의 70% 수준인 영상진단 기술 수준이 거의 100% 정도로 높아지고 지역 내 산학공동 기술개발의 성공적 추진으로 산학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도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