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영사기 수주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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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이냐, 4K이냐.’

 극장업계의 디지털시네마 구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디지털영사기 업체들의 수주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디지털영사기의 해상도 규격인 2K(2048×1080)와 4K(4096×2160) 방식을 놓고 양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 시장 표준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1400여개의 스크린이 2008년까지 모두 디지털영사기로 전환, 2000억원 규모의 신규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디지털영사기가 시범적으로 도입된 스크린은 50여개로 전체의 3%에 지나지 않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50여개 극장이 회원사로 가입한 전국극장인연합회가 최근 디지털영사기 업체들을 상대로 시연회를 갖고 이르면 이달 중 장비 도입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또 전국 347개 스크린을 보유한 국내 최대 복합개봉관(멀티플렉스) CGV도 상반기 중으로 대규모 디지털영사기 발주 계약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니코리아·캐스트정보·벤허코퍼레이션 등 디지털영사기 유통업체가 제품 홍보와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디지털영사기 제품으로는 2K 진영에 바코·크리스티·NEC 등이 있으며 4K 진영에는 소니가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4K 영사기가 2K보다 화소수가 2배 가까이 많아 뛰어난 화질을 구현하지만 가격이 10% 이상 비싼데다 그동안 자막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나 국내에 도입된 적은 없다. 하지만 소니가 최근 자막이 깨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극장업계를 상대로 화질 우위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서 2K 진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디지털시네마는 필름 제작에서 배급·상영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디지털 화질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가가 관건”이라며 “2K가 일반 HDTV와 별반 다름없는 해상도를 구현하는 반면, 4K는 이보다 화소수가 2배 이상 많아 화질에서 확실히 비교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캐스트정보·벤허코퍼레이션 등 2K 영사기 판매업체는 2K와 4K 영상을 육안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는데다 이미 2K 영사기가 필드테스트를 통해 안정성을 검증 받았고 가격도 저렴해 훨씬 매력적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영사기 도입을 결정짓는 전국극장인연합회와 CGV가 어떤 영사기를 도입하느냐에 따라 향후 후발주자들도 따라가는 등 업계 표준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