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EA는 2차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메달 오브 아너’로 전세계 FPS 시장을 석권했으나 해당 개발자들이 독립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바람에 그 기세가 꺾이고 말았던 적이 있다. 그 게임이 바로 현존하는 최고의 FPS로 평가받는 ‘콜 오브 듀티’다.
절치부심한 EA는 새로운 FPS를 찾기 시작했고 마침내 ‘번아웃’ 시리즈로 스타개발사 대열에 오른 크리테리온소프트웨어의 새로운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그리고 크리테리온소프트웨어의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FPS ‘블랙’을 EA에게 내놓았다.
‘블랙’은 독특한 작품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유저는 존재조차 철저히 부정되고 있는 블랙이라는 부대에 소속된다. 부대원은 모두 살인 병기이자 죽음을 부르는 암흑의 천사들이며 법과 규칙 위에 군림하는 무장 조직의 일원이다. 명령이 떨어지면 해당 지역으로 출동해 적으로 간주되는 목표를 해치우고 돌아온다. 기존의 FPS들이 정의의 편에 서거나 뚜렷한 대의명분을 가졌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게임성도 확연하게 다르다. 개발진들은 기존의 FPS와 차별점을 찾았고 그 결과 액션의 강도를 최대로 높여 헐리우드 액션영화 스타일의 연출을 도입했다. 개발자들은 매트릭스와 터미네이터 2, 프레데터 등을 참고해 스케일이 큰 액션을 연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블랙’은 대규모 총격전이 벌어지는 눈부신 광경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데 이르렀다. 하나의 스크린샷만 봐도 현란한 전투 장면이 매우 뛰어나게 연출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저는 물리 법칙에 따라 반응하는 주변 환경을 이용해야 하며 벽, 문, 창문 등으로 침입해 적을 사살해야 한다. 또 화면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은 총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함부로 사격해서도 곤란하다. 여기에 상식을 뒤엎고 벽을 폭파하거나 문을 날려 버리는 등의 방법으로 건물에 침입하는 방식도 특이하다.
그리고 건물을 통채로 폭발시키는 장면은 압권 중의 압권. 오직 ‘블랙’만이 이러한 대규모 액션의 쾌감을 선사할 수 있다. FPS에 관심있는 유저라면 반드시 경험해 보길 권한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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