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서비스 10년만에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한국에서 배출됐습니다. 이제는 모바일 환경의 핵심인 소프트웨어를 주도할 회사가 나올 때가 됐다고 봅니다. 하드웨어, 서비스, 솔루션을 연결하는 기술의 매커니즘이 완성될 때 한국이 진정한 모바일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코스닥상장 예심을 신청한 엑스씨이의 김주혁 사장(43)은 “모바일솔루션계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추진하는 기업공개(IPO)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92년 SK텔레콤에 입사해 2000년 3월 사내벤처로 독립한 김 사장은 무선 인터넷 솔루션 분야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99년 창업을 준비하던 그는 당시 전세계 휴대폰 보급대수가 PC에 버금가는 2억7000만대에 육박한 것에 주목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 운용체계(OS)를 점령해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한 것처럼 휴대폰 OS을 장악하는 기업이 세계 모바일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목표가 막연한 꿈만은 아니었다. 김 사장은 세계 최초로 휴대폰 자바 플랫폼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지난 2000년 8월 이후 현재까지 SK텔레콤에 ‘SK-VM’을 공급, 1800만대 이상의 휴대폰에 플랫폼을 탑재시켰다.
또 해외 공략에도 적극 나서 중국, 이스라엘, 대만, 카자흐스탄을 비롯 유럽 최대 서비스 사업자인 보다폰과도 거래를 텄다. 최근에는 중국의 3세대 이동통신 표준기술을 주도하는 다탕에 플랫폼을 공급, 중국의 이동통신 솔루션 및 콘텐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설립 당시 계획에 비춰볼 때, 이제 30% 정도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남은 과제가 결코 만만치 않아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엑스씨이는 최근 솔루션업체로는 드물게 ‘에어쉐이크’라는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솔루션업체들의 취약점으로 마케팅 및 표준화 능력을 꼽는다. 앞선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탁월한 기술력을 축적했지만 이를 해외 시장에 판매할 마케팅 능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독자 브랜드를 만든 것도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모바일 솔루션 시장의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면 PC 시장처럼 한국 제조업체들의 경쟁력도 크게 약화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통사 및 제조사도 기술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업을 육성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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