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조작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종전의 ‘손가락’에서 ‘음성’으로 바뀌며 한단계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통신기술이 음성 인식이 가능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코콤·코맥스 등도 경쟁적으로 유사 제품을 발표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상당수 건설사가 신축 아파트를 차별화하고 분양률을 높이는 방안의 일환으로 음성 인식 홈네트워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홈네트워크 전문 업체들의 ‘음성행(行)’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솔루션은 ‘월패드, 거실 불 켜’ ‘월패드, 거실 에어컨 켜’와 같이 사람 목소리와 톤을 저장해 놓았다가 명령어에 맞춰 실행하는 것이 기본 개념. 5m 근방 어디에서나 인식되고 평소에 사용하는 대화체로 말하면 되기 때문에 조작이 간편하고 쉽다.
서울통신기술은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 중동 455세대에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홈시스템 이지온’을 공급한 데 이어, 내년에 입주하는 창원 반송지구와 은평 뉴타운, 판교 건영아파트 등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서울통신기술 관계자는 “음성 모듈이 장착되면 비용이 10만∼20만원 늘어나지만 건설사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다른 아파트와 차별화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코맥스가 지난 2월 ‘경향하우징페어’에서 음성 모듈을 장착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내놓은 데 이어, 코콤도 이달 오픈하는 모델 하우스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 반응이 좋아 올해 수주하는 물량의 20∼30%에 음성 모듈이 장착될 것으로 코콤은 내다보고 있다.
코콤은 이와 별도로 오염 측정 센서를 단지 외벽에 설치,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자동 경보 발령 및 세대 공기정화기가 가동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음성과 지능형 로봇을 이용한 홈케어 서비스로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유춘근 코콤 전무는 “터치 방식은 조작이 어렵고, 직접 벽에 가서 조작해야 하지만 음성이 접목될 경우 노약자나 어린이는 물론이고 장애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오작동에 따른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은 천장에 마이크가 설치되지만, 앞으로 무선 전화기나 통합 리모컨에 마이크가 장착된다면 더욱 유용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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