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반도체업계가 고성장이 기대되는 중국시장에 눈을 돌렸다.
특히 지금까지 기술 유출을 이유로 생산·판매에만 주력해 오던 것에서 탈피, 현지 연구개발(R&D) 센터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어 주목된다.
NEC일렉트로닉스·르네사스테크놀로지·도시바세미컨덕터·후지쯔 등 일본 업체들은 디지털기기·자동차 분야 등의 반도체 수요가 기대되는 중국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R&D·설계 등 개발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파신문이 보도했다.
비록 삼성전자·인텔 등에 밀려 세계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만은 기술력을 앞세워 디지털 가전용 반도체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금까지 일본 업체들의 대 중국사업은 현지에 진출한 자국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공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내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공장 및 인원 충원이 없으면 늘어나는 수요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NEC는 중국 매출을 지난해 약 350억엔(약 2900억원)에서 2010년까지 약 3배 늘린 1000억엔(약 830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베이징시에 이달 1일 ‘중국디지털AV·애플리케이션센터(CDAC)’를 설립했다. 디지털 가전용 반도체 사업 강화가 주 목적이다.
또 중국 사업 총괄 거점인 ‘NEC일렉트로닉스중국’에서도 디지털 가전 수요자 용으로 전용 시스템온칩(SoC)인 ‘EMMA’ 시리즈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나카지마 아키오 사장은 “2008년까지 SW 개발자 수를 현재보다 3배 이상 늘리고 디지털 AV 사업 매출을 연 100억엔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전체 해외 매출 대비 40%인 중국 매출을 60%대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 판매·설계·응용기술 및 제조거점을 강화한다. 이미 홍콩·선전·베이징·상하이 등 4대 도시에 생산 공장을 건설해 마이크로컨트롤러 설계까지를 담당하고 있다.
도시바세미컨덕터는 상하이에서 SW 개발을 본격화한다. 하드웨어(HW) 설계는 일본에서 할 수 있지만 고객마다 요구 사항이 다른 SW만은 중국 현지법인에서 개발토록 할 계획이다. 고객기술지원센터는 이미 홍콩과 상하이에 마련했다.
후지쯔도 전자디바이스사업 그룹을 통해 홍콩과 상하이에 중국 설계·개발 거점을 세웠다. 가전용 마이크로컨트롤러·디지털 AV기기용 MPEG 이미징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베이징과 선전의 영업거점에서는 직원 수를 300명으로 늘려 HW·SW를 판매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e@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일본 반도체업계 중국 R&D 투자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