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기업의 DB마케팅 활동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논하면 기업의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을 언급할 틈이 없다. 약자인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효율적으로 일대일 마케팅을 하려는 선의의 기업은 고객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 경쟁력에서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타깃마케팅 역량이다. 소비자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온 기업이나 사전 준비를 많이 해온 기업은 추진되고 있는 과도한 규제에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사회 전체적으로도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예컨대 기업의 맞춤정보 제공 기능이 규제로 인해 없어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스팸메일이나 무차별적인 텔레마케팅이 더욱 많아지는 현상을 보게 된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기업의 주장은 건전한 정보 활용에 따른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적극 허용하면서 개인정보 침해 등 악의적 행위를 선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최근 국회에서 발의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법안 내용을 보면, 고객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까지 규제함으로써 개인정보 수집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문제가 발생할 소지조차 제거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원천봉쇄 방식 규제는 마케팅 활용가치를 완전히 무시해 기업의 타깃마케팅을 불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대 정보화사회에서 소비자는 더는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획득하고 또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강력해진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네티즌의 결함이 있는 상품 리콜 유도 또는 불매운동 예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가격비교 사이트, 맞춤형 자동차보험 사이트, 통합계좌 조회서비스 등 이미 익숙한 마케팅 통로를 보면 시장에서 ‘고객주도’의 영향력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고객관계관리(CRM) 분야에는 고객주도관계관리(CMR:Customer-Managed Relationship)라는 용어가 이미 등장했다.
반면에 기업이 소비자 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너무 심하게 법적으로 규제하게 되면 기업은 양방향 정보교환 및 적극적인 타기팅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으며, 점차로 이런 불균형이 더 심화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마케팅의 주체로서 활동할 수 없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상태에서 옛날 정보부족 시절의 소비자 보호원칙을 구태의연하게 적용해야 하는가, 전체적인 효율성이 너무 무시되는 것은 아닌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 활용이 이처럼 과도하게 억제되면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 타깃 업무보다 개별고객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서비스 향상 활동이나 기본적인 상품경쟁력을 높이려는 소극적 전략으로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개인정보 보호가 지나치게 강화되면 기업은 자사와 거래 실적이 있은 기존고객의 관리에만 신경을 쓰고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영업활동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위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고객을 존중하는 CRM기법이 고도화되면서 고객 수용도를 중시하는 ‘퍼미션 마케팅’이 이미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효율적인 면에서도 더 바람직하다고 자각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 이런 기업은 종전과 같이 고객 반응률을 높이는 것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고객불만을 사전에 줄이는 근원적인 솔루션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거절 표현을 할 수 있는 통로를 항상 접점에 마련한다거나, 퍼미션 정보(고객 선택 의사)를 획득, 보존해 마케팅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준비해두고 있다. 소비자의 수용도를 민감하게 의식하고 있는 기업에는 더 이상의 외부 규제가 불필요하다.
◆김정수 공영DBM 대표 jskim@00d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