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개시 1년 만에 디지털음악 시장 최강자로 떠오른 SK텔레콤 음악서비스 ‘멜론’이 시련에 봉착했다.
사용자 중심의 정액제 모델과 강력한 마케팅을 앞세워 승승장구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문제 △재계약 기간을 맞은 음악권리자의 요율 인상 요구 등으로 곤란을 겪을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온라인음악 서비스 업체 맥스MP3가 ‘멜론’의 폐쇄적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정책을 문제 삼아 제소한 건에 대해 최근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했다. 공정위는 DRM업체인 잉카엔트웍스로부터 전반적인 개념과 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조만간 맥스MP3와 SK텔레콤 양측의 진술을 정식으로 청취할 예정이다.
맥스MP3의 주장은 간단하다. SK텔레콤 MP3폰에서도 ‘멜론’ 이외의 다른 음악서비스에서 내려받은 음악을 듣게 해 달라는 것이다. SK텔레콤이 DRM을 개방하지 않아 660만 명에 이르는 SKT MP3폰 이용자들이 ‘멜론’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온라인음악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이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 이상을 보유했고 지난해 MP3플레이어 시장이 200만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또 최근 프랑스 하원이 애플의 디지털음악 서비스 아이튠스의 DRM을 개방하도록 규정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모은다.
공정위 관계자는 “서울사무소가 본격 가동되면서 ‘멜론’ 사안을 이관받아 기초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며 “시장의 이해관계나 기술적 이슈가 많이 있는 사안이므로 시간을 두고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언제까지나 독자적인 DRM 정책을 가져가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아직까지는 불법 서비스가 성행하면서 디지털음악 시장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DRM 개방 문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음악 권리자들은 최근 음원 사용 재계약 기간을 맞아 ‘멜론’과 치열한 기 싸움에 들어갔다. 1년 전 ‘멜론’ 서비스 시작 당시 경황이 없어 제대로 된 협상을 하지 못했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 실제로 ‘멜론’은 최근 P사와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까지는 ‘멜론’과 음악 권리자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음악 권리자들에게 대화 창구는 충분히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다만 과도한 선급금 등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에는 대응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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