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싸워’의 오픈을 앞두고 있는 나코엔터테인먼트 마케팅팀의 김영철과장은 게임업계에 몸 담아 오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이 바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어느덧 입사 5년차의 베테랑이 된 그이지만, 그에게 지난 5년은 사람을 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차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라는 한 보험회사의 광고카피가 있다. 다양한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의 수준을 높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것은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말이다. 그렇다. 제 아무리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 기발한 마케팅 기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더라도 선택은 사람의 몫이다. 사람을 얻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픽이나 사운드 혹은 타격감이 뛰어난 작품일지라도, 게이머들의 의견이 받아 들여지지 않고, 유저 편의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도태되고 말것이다. 플레이하는 것은 바로 유저 곧 사람이기 때문이다.
# 회사의 대표선수는 바로 나
처음 회사에 입사해 그가 맡은 업무는 PC방 가맹점관리였다. 전국 1만 5000개가 넘는 PC방을 일일이 찾아 다니면서, 힘든 적도 많았지만 오히려 돌이켜 생각해보면 즐거웠던 기억도 많았다고 한다.
“가맹점관리라는 것이 처음엔 그저 방문해서 저희 작품의 우수성을 알리기만 하면 되는 것인줄 알았죠. 물론 그 당시 서비스되던 저희 작품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지만요. 하지만 제아무리 게임이 잘 만들어졌어도 제가 믿음을 주지 못하면 게임 역시 믿음을 줄 수 없더군요” 한 사람의 영업사원이었지만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가 곧 회사고 게임이었다는 말이다.
비록 수 많은 가맹점주들을 상대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는 본인의 생각만을 주장하기 보단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단순히 사업상의 파트너라기 보다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주력했다.
그 결과 처음엔 달갑지 않게 여기던 사람들도 결국 그의 마음을 인정해 호형호제하며 지내는 가맹점주들도 생겨났다. “저도 일을 시작할 땐, 제가 맡은 업무만 열심히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회사를 위해 일을 한다고 느끼기 보다는, 내가 있기에 회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곧 회사의 얼굴이지 대표선수라고 말이죠”
만약 축구에 포지션이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가 있다면 최전방에서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그는 공격수이다. 공격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드시 골로 연결을 지어야 하는 힘든 포지션이다. 하지만 골로 연결이 될 경우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화려한 포지션이기도 하다. 김 과장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그렇게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고 천천히 골을 준비하고 있었다.
# 워밍업! 운영진으로 보낸 일년
약 4년의 기간동안 가맹점관리를 하면서, 가맹점과의 관계개선도 많이 이루고 어느 정도의 실적도 나타내면서 안정을 찾을 무렵 그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 바로 게임 운영자(GM)로서의 변신이었다.
“PC방 가맹점관리나 운영 업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죠. 어차피 중요한건 사람이니까요. 사람을 통해서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음 운영업무를 맡을 땐 충분히 해낼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업무를 시작하고 나니 또 다른 인간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맹점주에 경우 사업상의 파트너라는 개념이 강하지만, 게임운영자가 상대하는 것은 파트너가 아닌 고객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파트너가 아닌 언제나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하는 소중한 존재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운영진을 찾는 경우는 불평이나 불만을 토로하기 위함이죠. 절대 좋은 일로는 찾지 않습니다. 덕분에 일년동안 욕도 많이 먹었죠” 사무실에 찾아와 무작정 본인 아이디를 찾아 달라며 눕는 사람들이나, 해킹당한 아이템을 찾아 달라며 울먹이며 애원하는 사람들까지….
일년동안 그가 겪은 에피소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의 능력은 빛을 발한다. “한번은 해킹을 당한 사례가 있었어요. 어렵사리 추적한 끝에 밝혀낸 범인은 다름아닌 부주였고, 사법처리도 불사한다는 본주를 설득하기 위해 많은 대화를 했지요.
왜냐면 부주가 미성년자인데다 3만원이라는 적은 돈 때문에 범법자로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죠” 결국 그의 설득에 본주는 고소를 하지 않았고, 사건은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가맹점관리부터 운영자 업무까지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온 그는 마침내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본격적인 그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게임 마케팅이라고해서 특별히 다르다고는 생각치 않아요. 결국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는 목표는 같으니까요. 바로 사람을 사는 것이죠”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마케팅이라는 것 역시 그가 지금껏 해온 업무의 연장이고, 사람을 만나고 또 설득하고 자신을 믿게끔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마케팅의 목표와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싸워’에 주력할 김 과장은 “기존 FPS 게임과는 다른 방식의 작품이기에 조금은 다른 각도로 접근해 볼 생각입니다. 캐주얼적인 성격이 강해 연령대도 낮게 잡고 있고요. 그래서 오프라인으로 학교를 찾아가 직접 대전도 펼치는 행사도 하면서, 마케팅을 펼칠 생각입니다. 마치 모 방송국의 ‘스쿨오브樂’처럼 말이죠”
단지 게임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진정한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끝으로 전하면서, 앞으로 화려한 모습으로 다가갈 ‘싸워’와 나코를 주목해 달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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