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을 좋게 할 수 있는 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대 강봉균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이러한 상상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강 교수팀은 인간보다 훨씬 단순한 바다달팽이의 신경계를 연구해 ‘ApLLP’라는 단백질의 증가가 기억력을 좋게 만드는 ‘C/EBP’ 단백질 양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 메커니즘을 고등동물의 두뇌연구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억에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있다. 습득한 지 24시간 이내에 잊어버리게 되는 80% 이상의 기억이 단기기억이다. 그러나 반복적 학습이나 충격적인 인상 등 특별한 이유에 의해 뇌세포와 뇌세포 사이에 새로운 회로가 형성되면 구구단처럼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강 교수팀은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꿔주는 유전자 스위치가 ‘C/EBP’ 단백질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바다달팽이의 꼬리에 전기 자극을 가하면 가할수록 ‘ApLLP’이라는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져 ‘C/EBP’의 양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다시 말해 ‘C/EBP’ 단백질의 양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장기기억의 형성과 저장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직 실생활에서 적용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학계는 강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의 지력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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