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네마 합종연횡 의미와 전망

 복합 상영관 업체들의 디지털시네마 사업 경쟁에 KT·CJ파워캐스트 등 통신 사업자가 적극 가세함으로써 디지털 영화 표준 ‘DCI(Digital Cinema Initiative)’를 발표한 미국 할리우드에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아온 국내 디지털시네마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DCI는 워너브러더스·디즈니 등 미국 할리우드 7개 주요 스튜디오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디지털 영화 기술 표준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가장 진보한 우리나라 통신 사업자들이 나설 경우 수년 안에 할리우드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할리우드 앞지른다=디지털 영화 표준과 관련 장비 시장은 이미 일본·미국 주요 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디지털 영화 핵심 인프라인 디지털 파일 서버는 미국의 큐빗(Quvit)·아비카(Avica), 홍콩의 GDC 등이 이미 선점했으며 디지털영사기(DLP)는 미국의 크리스티, 일본의 NEC 등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할리우드 표준인 DCI를 토대로 장비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장비를 공급받을 수밖에 없는 국내 디지털시네마 사업자들도 DCI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통신 사업자가 디지털시네마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나라의 최대 강점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네트워크 인프라가 뒤떨어진 미국 할리우드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네트워크 전송 방식의 디지털 영화 상영을 국내에서 구현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기술 경쟁도 본격화=합종연횡을 통해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따른 기술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디지털 영화의 기술 표준화는 영화 파일의 압축 형태와 디지털 파일 서버, 영사기 규격 등을 정하는 것으로 호환성 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메가박스는 미국 크리스티의 영사기와 큐빗의 서버를 도입하기로 결론을 낸 상태며 CJ CGV·롯데시네마 등 다른 업체도 개별적으로 디지털 파일 서버와 DLP를 일부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이다. 이용하는 장비가 달라지면 기술 규격도 달라지기 때문에 기술 경쟁이 촉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는 디지털 영화 파일의 압축 및 전송 방식과 보안 등 일련의 기술이 호환돼야 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 표준화는 국내에서 최적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이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제=통신 사업자를 동반한 네트워크 전송 방식의 디지털 영화가 본격 구현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크린당 DLP 교체 비용은 1억∼1억5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우리나라 전국 스크린 수를 1500개로 가정해도 대략 3000억원이 훨씬 넘는다.

 복합 상영관 업체들은 DLP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할리우드 DCI 표준인 2K(해상도 2048×1080) 방식의 DLP는 아직 일부 상영관에서만 도입했다.

 또 영화가 상영되기까지의 제작·촬영·편집 등 전 과정이 디지털 영화 상영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도 핵심 과제다. 이에 따라 배급 업체나 복합상영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제작 업체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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