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의 기세에 숨죽이며 틈새시장만을 공략해온 일본 가전업체들이 구겨진 가전명가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일본 가전업체들은 최근 엔화환율 급락에 따른 저가 마케팅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최고 2배까지 늘리고 있다. 특히 매출이 작년보다 최고 100% 수직상승한 디지털TV·전자사전 등 전략 품목의 신제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 한국시장 재공략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니콘·캐논 등 일본의 대표적인 카메라 업체들은 아예 한국지사까지 설립, 한국시장 직접 챙기기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코리아·샤프전자·니콘 등 일본 가전업체의 1·2월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20∼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말 LCD TV 신제품 ‘브라비아’를 국내 출시한 소니코리아는 TV부문 매출이 작년보다 무려 80% 이상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코리아 조사에서도 소니코리아 LCD TV 시장점유율은 매출기준으로 지난해 5% 미만에서 최근 12%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샤프전자의 전자사전, 캐논의 디지털카메라 등은 하이마트·테크노마트 등에서 올해 들어 판매량이 매달 20∼50%씩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한 일본업체들의 저가 마케팅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LCD TV·전자사전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특화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니코리아는 엔화환율이 지난해 말 920원대에서 최근 830원대까지 떨어지자 32인치 LCD TV를 지난해 말보다 100만원 가까이 내린 26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샤프전자도 지난달 10만원대 초반 염가형 전자사전(모델명 SD-M25)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소니코리아는 이 같은 판매호조에 힘입어 LCD TV ‘브라비아’ 최고급형(X시리즈)과 보급형(S시리즈) 제품 출시를 적극 검토중이며, 샤프전자도 공기청정기·대형 LCD TV 등 신제품을 잇달아 발표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캐논과 니콘은 이달 초 잇달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시장 선점을 선언했다.
신영성 샤프전자 영업이사는 “한국에 진출한 메이저 일본 가전업체들은 전국 AS망을 구축하는가 하면 제품 디자인을 한국시장에 맞게 새롭게 하는 등 오랜 기간 토착기업으로 변모해온 것이 최근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소니 등 일본 주요업체가 기존 고가 정책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저가 마케팅을 펼치면서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업체의 가격인하 맞대응도 거세 돌풍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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