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skchung@mocie.go.kr
지난 40여년 간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번영의 오아시스’(Oasis of Prosperity)로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식민과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1위 규모의 GDP를 가진 경제 강국을 건설해냈다. 또 무역규모는 세계에서 12번째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적인 면에서는 이처럼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으나, 질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도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경제의 양극화다.
외환위기 이후 사회 각 부문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예컨대 외환위기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기술력을 키워온 우리 대기업은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이 되었다. 반면 고용의 4분의 3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수익성이 악화되어 기술개발투자는 고사하고 경영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이 되었다. 대기업 대비 임금도 절반수준으로 떨어져 인력난까지 겪고 있다.
양극화는 전 세계적으로 다소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다면적·복합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 예컨대, 미국의 경제학자인 레스터 서로(Lester Thurow)는 ‘자본주의의 미래(The Future of Capitalism)’라는 책에서 소득 및 부의 불균형, 근로자의 실질임금의 감소, 근로자간 실질임금의 격차가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양극화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경제·사회 전 부문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며, 특히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진행돼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한국경제가 한 단계 새로운 도약하기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가 필수적이다. 미래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인 것이다.
이러한 경제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거 양적 성장 위주의 모델에서 탈피해 ‘질 좋은 성장’을 일구어낼 새로운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질 좋은 성장이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함으로써 모든 경제주체의 활력을 회복하고 경제성장의 과실을 모든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성장을 말한다.
질 좋은 성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력산업·차세대 성장동력·지식서비스 산업을 삼각축으로 발전시켜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 주력산업은 고부가치화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은 조기 산업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동반 성장형 산업구조’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혁신형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호리병형 산업구조를 안정적인 항아리형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 간의 상생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수도권과 지방간 균형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을 통해 대일 무역역조를 해결하고 자립화를 이룩하는 것도 ‘질 좋은 성장’의 핵심이다.
이제, 한국경제는 ‘질 좋은 성장의 오아시스’로서 세계 경제에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국민소득 3만달러, 더 나아가 5만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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