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공인인증시스템 2년째 낮잠…수십억씩 `헛돈`

금감원 등 소극 태도에 무용지물 전락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무선공인인증시스템이 구축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청소년의 주민등록 도용 모바일 성인물 접속 등 각종 모바일 병폐와 무선 전자거래 해킹을 막을 수 있는 무선공인인증시스템이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낭비라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상위 인증기관인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과 공인인증기관인 금융결제원·한국증권전산·한국정보인증 등이 지난 2002년부터 무선공인인증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서비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기관마다 수십억원을 들인 시스템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2002년 무선 최상위 인증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맞춰 공인인증기관은 물론이고 SK텔레콤·LG텔레콤·KTF 등 통신사도 모두 무선 공인인증 솔루션을 도입했다. 2003년 12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무선공인인증서를 시연,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 다른 분야에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등 제자리 걸음에 그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02년 모바일 뱅킹과 증권 거래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무선인증서 사용을 의무화해 무선 전자금융거래 보안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이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무선 공인인증서 의무화에 대해 솔루션이 안정화된 후에 고려하겠다는 태도다.

 전자서명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무선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확대로 무선공인인증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활용은 시장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견해다. 통신사들은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무선인증서를 확대할 경우 콘텐츠 사용자 감소로 인한 수익 감소가 우려돼 적용에 뒷짐을 지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무선인증시스템을 구축한 공인인증기관에 돌아가 20억∼30억원을 들여 구축한 시스템을 그대로 놀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공인인증기관들은 매년 감사 때마다 이들 시스템의 활용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심지어 2년 전 구축한 시스템 사용기한이 다가와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시스템을 교체해야 하는 지경이다.

 김형택 금결원 부장은 “무선인증서비스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구축했지만 시스템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유선 공인인증시스템으로나마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대우증권과 무선공인인증서 상용화를 시도했던 한국증권전산 역시 시스템을 방치하며 활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나마 한국정보인증은 시스템 구축 이후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에 170장의 무선공인인증서를 발급,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강영철 한국정보인증 사장은 “무선공인인증서를 사용하면 복제폰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연간 6400억원에 달하는 휴대폰 결제와 모바일 뱅킹의 안전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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