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타임머신 TV’ 하면 디자인보다 기능을 먼저 떠올린다. 생방송을 멈출 수 있다는 광고 문구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기능보다 디자인에 더 많은 공이 들어갔다. 지난해 크고 작은 국제 디자인상도 9개나 휩쓸었다. LG전자 TV 디자이너들이 포토폴리오 1호로 내세우는 ‘작품’이기도 하다.
‘타임머신TV’의 디자인 컨셉트는 ‘3차원’이다. ‘타임머신’ 하면 떠오르는 시간과 공간 개념이 디자인에도 그대로 접목됐다. 종이 몇장을 더 쌓아올린 듯, TV 화면만 앞으로 튀어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화면과 좌우 스피커가 일직선상에 있어야 한다는 ‘TV 디자인의 정석’을 완전히 깨뜨린 것이다.
화면과 좌우 스피커가 앞뒤로 배치되면서 화면과 스피커가 완전 분리된 느낌도 준다. TV 화면에 더욱 집중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삼성전자가 눈에 거슬리는 스피커를 아예 화면 아래로 내린 것과 비슷하지만, 여전히 스피커를 좌우로 떨어뜨려 입체 음향을 고스란히 살린 것이 포인트다.
2006년형 타임머신 TV에서는 스피커 폭을 훨씬 줄여 더욱 눈에 띄지 않는(invisible) 시스템을 구현했다. 화면 아래 ‘전자 인덱스’도 2006년형에서는 3차원 입체화면으로 바뀌었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마제스틱 블랙’을 1년 전에 도입한 것도 시대를 앞서 나간 감각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태봉 LG전자 책임연구원은 “3차원 입체 디자인은 디자이너 사이에서도 너무 파격적이라서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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