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전 장관, 새 무역협회장으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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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무역협회 총회에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26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무역협회는 이희범호 출범을 맞아 새로운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무협 변신 본격화 되나.’

 신임 무역협회 회장에 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57)이 선출됐다.

 무역협회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오디토리움에서 2006년 정기총회를 열고 이 전 장관을 제26대 회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후보자 경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지난 20일 회장단회의에서 추대된 이 내정자에 대한 공식 추천과 재청이 이뤄졌으며 행사장에 참석한 1000명의 회원사가 기립해 찬반 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최종 선출됐다.

 이희범 신임 회장은 22일 총회에서 선출된 직후 관례에 따라 바로 총회의장직을 맡아 부회장 및 감사 등 임원 선출 안건을 처리하면서 첫날부터 공식 업무를 수행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공직에 있으면서 늘 즐거운 마음으로 무역협회를 드나들곤 했는데 오늘 만큼은 무거운 심정으로 왔다”고 운을 뗀 뒤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죄송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혼신을 다해 무협을 무역인을 위한 조직, 모든 회원사를 위한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조직을 혁신해 아직도 남아 있는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무역협회를 개혁할 것을 내비쳤다.

 ◇“무역인을 위한 무협 만들겠다”=이 신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회원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성실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 무역 회원사를 위해 원자재·기자재 구입, 환율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지방기업과 소기업을 위한 사업은 물론 대·중소 기업 상생을 무역 업계에도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무역협회 운영을 둘러싸고 불거져나온 중소 무역인의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22일 총회 회장 선출과정에서 몇몇 중소 무역인이 무역협회 운영 방식 문제점과 과거 잘못된 관행을 강하게 질타했으며 관료 출신 회장이 오는 부분에도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등 불만이 잠재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회원사 및 중소 무역인과 대화 채널을 확대해 중소기업을 위한 무역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국내외 기구와 협력 추진=이 회장은 글로벌 추세에 맞는 무협의 역할 변신도 강조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무협 위상을 크게 높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한-미 FTA를 포함한 FTA 체결과 기업인 비자 면제 협정이 조기 체결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제 무역기구와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일본·아세안·중국·러시아 등 주요 무역국과 무역사절단을 교환하는 등 민간 차원의 무역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전문 분과위 설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KOTRA와의 협력 강화 필요성도 적극 제기해 앞으로 두 기관 간 어떤 협력 네트워크가 형성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협회 조직 혁신 필요”=조직에 대한 변화도 예상된다. 이 회장은 “그 동안 협회가 많은 변신을 이뤄왔지만 아직도 해결할 과제가 쌓여 있다”며 “특히 산하기관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무협 내부 조직은 물론 코엑스, 한무개발 등 관계사에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주변에서는 “공직자 출신의 이 회장이 자회사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공익성 제고에 더욱 더 역점을 두지 않겠냐”며 “무협과 관계사의 사업 내용과 방향성이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문일답

 이희범 무역협회 신임 회장은 이날 오후 무역센터 51층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분야(출신)라고 해서 인사에서 배제하겠다는 생각은 너무 이르다”며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공정한 인사 행정을 통해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협-KOTRA 통합론에 대해서는 “협력할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두 기관 모두 고유 영역이 있으므로 더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후속인사에 관심이 많은데 어떤 원칙이 있나.

 ▲특정 분야를 놓고 배제한다, 안 한다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인사 행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산자부 장관 시절 방폐장 부지 선정 때도 이런 원칙을 지켜 공감을 얻었다.

 -무역협회 활동에 대해 비판적인 중소 무역인이 많다. 어떻게 할 것인가.

 ▲ 7만개에 이르는 회원사 가운데 혜택을 적게 받거나 운영에 불만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앞으로 자주 이런 사람들과 만나 얘기하고 공통 분모를 찾겠다.

 -KOTRA와의 통합에 대한 견해는.

 ▲협력 관계가 필요하며 방식을 고민해 보겠다. 그러나 협력할 분야도 있고 고유 영역도 있다. 지금 통합을 얘기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회장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제단체는 그 나름대로 오래된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다. 혼자서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앞으로 이사회나 회장단 회의를 통해 논의해 보겠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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