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말하긴 이르지만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최근 새로 짜여진 문화관광부의 산업정책 진영에 대한 게임업계의 희망섞인 말이다. 문화부는 최근 유진룡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차관에 전격 기용된데 이어 위옥환 예술국장이 문화산업국장으로 내정됨으로써 지난 1월부터 보직을 맡은 조현래 게임산업과장과 함께 새로운 라인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앞으로 게임산업 진흥을 책임질 문화부의 새로운 라인업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회에서 대기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될 예정이고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그 어느해보다 굵직한 현안이 많아 이들을 보는 업계의 눈길은 남다르다.
유진룡-위옥환-조현래 등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유옥래’ 라인업이 새로 구축되면서 과연 문화부의 게임산업 관련 정책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해 갈 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선 ‘환상의 조합’이라 부르기에는 아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세 사람 모두 과거 탁월한 업무 수립 및 집행 능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관심의 핵심에는 우선 유진룡 신임 차관이 있다. 유 차관은 ‘체육통’이었던 전임 배종신 차관과 달리 문화산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 한 껏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유 차관은 문화산업국장 시절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전면 개정하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한국방송영상진흥원의 설립을 주도하며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 리더십도 뛰어나 부하 직원으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다.
문화부 내에서는 “너무 일찍 차관에 올라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꽃피울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아쉬운 목소리마저 터져나올 정도다.
반면 위옥환 문화산업국장은 다분히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그는 국어정책과장, 국립중앙박물관 관리과장, 관광개발과장, 종무 1과장, 예산담당관 등 문화산업, 특히 게임산업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현안 문제에 대해 탁월한 정책 기획 및 수행 능력을 보여왔으며 성실하다는게 문화부 내에서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행정고시 출신이 아닌 일반직으로 공직에 투신한 후 국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일반직 공무원의 희망이다.
문화부 내부에서도 위국장의 성실성과 추진력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어 업계에서 충분히 기대를 걸어 볼 만하다.
지난 1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조현래 과장은 정동채 장관의 신년 첫 업체 행사인 게임업체 방문 및 간담회를 치러내는 등 이미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는 평가다. 또 산하 기관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조직개편을 마무리하는 등 게임분야에는 처음임에도 비교적으로 안정감있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중하고 심사숙고하는 스타일로 저돌적이었던 전임 김상욱 과장과는 다른 업무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어 그가 풀어놓을 보따리에 궁금증이 쏠린다.게임산업이 진흥과 규제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과제가 놓여지면서 과도기적 과정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주무부처인 문화부의 역할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이른바 ‘유옥래’라인에 게임업계의 기대가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옥래’ 라인은 올해 어떠한 방향으로 게임산업을 이끌어 나갈까. 올해 특히 게임분야는 굵직굵직한 이슈가 산적해있다.
우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진흥법) 시행에 대비한 게임물등급위원회 구성, 사행성 게임물 방지대책,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의 안정적인 정착 등이 거론된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토중인 게임산업진흥법은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규제 위주였던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을 분법해 게임산업진흥에 촛점을 맞춘 법률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문화부가 모법과 함께 만들어지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도 어떻게 마련할 지, 이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할 지도 관심거리이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출범하게 되는 게임물등급위원회도 게임업계 지형도를 다시 그릴 위력을 갖고 있다. 등급 분류 업무가 그동안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여론 및 업계의 질타를 받았던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전문성을 갖춘 게임물등급위원회로 이전됨에 따라 위원회의 조직과 위원 구성, 등급분류 기준 등하나하나가 관심거리다.
‘유옥래’ 라인이 가장 고심해야할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사행성 게임물 방지대책이다. 지난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뿌리를 뽑지 못했던 사행성게임물에 대해 문화부가 어떤 칼을 뽑을 지 주목된다.
지난해 첫 전시회를 개최해 15만의 관람객을 동원했던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의 위상을 지속하는 것도 이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유옥래’ 라인 출범 이후 문화부가 게임산업 지원을 위해 내놓을 보따리는 대략 윤곽이 잡힌 상태이다. 우선 문화부는 각계 전문가 80여명으로 구성된 ‘2010 게임산업 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2010 게임산업 중장기 세부실행전략’을 마련, 산업계 현안 사항에 대한 적시성 있는 정책 대응시스템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실효성이 낮은 지원사업이나 행사성 사업 등은 축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게임산업 생태 분석을 통한 게임 산업 양극화 해소, 중소기업 활성화 등 산업 구조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콘텐츠 창작 환경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해외진출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보 제공과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게임 문화 개선과 대 국민인식제고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게임산업 분야의 독자법률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 게임물 전문 등급 분류 기관의 신설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게임산업과 게임문화의 발전에 안정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아울러 게임산업 정책 지원 시스템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정부와 민간의 실효성 있는 정책 연계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유관 협·단체와의 공동 정책 연구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문화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산하기관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정책 지원 기능과 전문성 강화다. 정책 효율성 제고를 위해 유사 기능을 통폐합하며 대팀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
이에따라 일부 단순 지원사업은 단계적으로 협·단체로 이관하고 개발원은 정책 연구 및 조사·분석, 사업계획수립 및 평가, 핵심 정책 사업 수행, 사후 관리 등에 집중함으로써 산하 단체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개발원 체제 개편이 조직 축소로 이어져 자칫 게임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꺾인 것 아닌가 하는 업계의 우려에 대해 문화부는 단지 ‘기우’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조현래 게임산업과장은 “게임산업개발원의 제자리 찾기라고 보면 된다”며 “이를 통해 정책 수립 능력을 높이고 업계가 원하는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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