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식 제2대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16일 처음 주재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작년 12월 이후 흐트러졌던 국가 최고위 미시경제 정책 방향과 중심을 바로세웠다. 나노 관련 인프라 투자 효율화, 국방 연구개발(R&D) 예산 심의·평가체제 구축, 해양 과학기술 발전 로드맵 수립 등 3개월여째 묵혀뒀던 굵직한 국책 과제들의 실마리를 풀어낸 것.
◇나노 인프라 투자 효율화=정부 부처별로 추진하면서 기능 및 투자 중복 현상을 빚는 나노 인프라의 투자 효율화를 꾀하기로 해 주목된다. 총사업비 258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나노종합팹(Fab), 나노특화팹, 나노기술클러스터 등이 공급 과잉을 유발해 시설 활용도를 떨어뜨림과 동시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운영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정부는 우선 나노 인프라를 기능별로 특화·조정키로 했다. 나노종합팹은 실리콘계 나노 소자 공정 지원으로, 나노특화팹은 화합물계 나노 소자 공정 지원으로 특화한다. 또 나노종합팹은 8인치 나노 소자 공정으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반도체 기반 실험실은 각각 4인치 공정으로 지원 대상을 구분했다. 한국광기술원도 패키징과 같은 광소자 후공정 위주로 해 나노특화팹과 기능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할 방침이다.
포항·전북·광주 나노집적센터들도 △가속기 활용 나노 소재(포항) △나노 패터닝·에칭장비(전북) △나노 증착·확산장비(광주) 등으로 지원 대상을 특화할 예정이다.
나경환 과학기술혁신본부 기계소재심의관은 “수요자 위주로 새로운 나노 인프라 관리체계를 구축해 정부 부처별 중복 투자를 최소화하고, 기존에 구축했거나 구축중인 인프라들을 특화 및 연계해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게 주 목표”라며 “3월부터 종합적인 관리 실천 계획을 수립하고 인프라별 성과 평가를 해 내년도 예산 조정·배분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방 R&D 심의·평가=비밀에 싸여 있어 민간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던 국방기술 분야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심의·평가체제 안으로 들어온다. 이에 따라 국방 R&D에의 민간 참여가 확대되고, 기술 성과들이 널리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방위상 비공개 및 산업적 활용 여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기획예산처·방위사업청·국무조정실 1∼3급 공무원(당연직)과 민간 전문가(위촉직)들이 참여하는 ‘국방 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 기구를 지원하기 위해 군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방기술전문위와 국방기술평가위도 신설된다.
◇해양 과학기술 발전 로드맵=21세기 해양 선진국 실현을 위해 7개 블루 스타(Blue Star) 과제를 선정·추진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을 기반으로 한 정보 생성·공유, 선박 및 항만 자동화(u 기반 해양물류스마트시스템)를 비롯해 △해상 산업기지 조성 기술 △해상 풍력·파력 에너지 복합 이용 기술 △해양 생물 자원을 이용한 신기능성 품종 △해양 자연재해 예측·대응 시스템 △해양 생태계 u 기반 통합 관리 기술 △생태 친화적 적조 제어·발생 예측 기술 등이다.
배태민 과기혁신본부 기술혁신제도과장은 “저공해 LPG 버스 실용화 포기, 범부처 신약 R&D 추진 등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심의·의결체제가 다시 가동되면서 제2기 과학기술부총리의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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