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기화면 애플리케이션 `마이펫` 삼성, 기능 축소해 반쪽 출시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휴대폰 대기화면 애플리케이션 마이펫이 ‘반쪽’ 데뷔에 그치고 말았다. 이동통신사들의 보이지 않은 ‘견제’가 따랐기 때문이다.

 ‘마이펫’은 삼성전자가 2년 전부터 기획해 이스라엘에서 외주 개발한 게임형 애플리케이션으로 강아지를 키우는 게 주 내용. 휴대폰이 젊은 세대들에 가까운 친구로 인식되는 점에서 착안,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했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문제는 마이펫이 이통사들이 향후 주력 플랫폼으로 고려하고 있는 대기화면(Idle Screen)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점. 게다가 문자메시지(SMS)를 활용해 친구들과 통신하는 기능까지 결합, 이통사들의 서비스 영역과 일부 충돌을 불러온 것이다. 삼성이 자신들의 영역인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게 달갑지 않은 이통사들은 마이펫의 통신기능 축소를 요구했고 우여곡절 끝에 삼성은 단말별로 기능을 대폭 수정해 출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SK텔레콤 모델인 SCH-B360, SCH-300에 탑재된 ‘마이펫’은 친구들과 강아지를 경주시키거나 분양하기 위한 통신 기능이 삭제됐다. 대기화면 설정기능도 빠졌다. KTF의 SPH-3600,SPH-3000에서는 KTF 대기화면 서비스인 팝업의 한 종류로 수정하는 댓가로 통신 기능의 명맥을 겨우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마이펫을 둘러싼 이번 해프닝이 향후 대기화면을 둘러싼 제조사와 이통사 간 영역다툼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기화면은 제조사가 단말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하는 유저인터페이스(UI)라는 성격이었지만 이제는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출발하는 플랫폼으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이통사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펫에 향후 배경음악을 다운로드 받아 각각 다른 악기로 연주·녹음할 수 있는 애니콜밴드를 비롯해 메시지 단어를 3D 이모티콘으로 바꿔주는 3D메시지, 악보를 그려가며 직접 노래를 작곡할 수 있는 멜로디작곡가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의 향후 로드맵에는 마이펫을 애니콜랜드와 연계해 커뮤니티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것으로 알려져 이통사와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휴대폰 규격은 이통사가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각 통신사의 요청에 따라 ‘마이펫’의 기능을 수정한 것”이라는 원론적 답을 내놓았지만 공들여 개발한 ‘마이펫’ 기능이 축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감추지 않았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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