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분의 1m를 나타내는 ‘나노’는 불가능을 가능케 해주는 21세기 과학기술계의 핵심 기술이다. 그러나 아직 초기단계여서 실용단계까지 이른 기술은 많지 않다.
그런데 지난해 말 KAIST 조성오 교수팀이 나노입자와 나노막대로 구성된 3차원 형태의 나노나무(nanotree) 또는 나노숲(nano-forest)을 만들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실리콘이 함유된 PDMS 필름에 방사선의 일종인 전자빔을 쬐었더니 필름의 특성이 바뀌면서 줄기와 수천 개의 가지로 구성된 나노나무가 대량으로 합성됐다는 것이다.
나노나무의 응용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예를 들어 가지는 광-전기 변환효율이 높은 물질로, 줄기는 전기전도성이 높은 물질로 만들면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고, 줄기는 암을 찾는 물질로 또 가지는 암을 공격하는 물질로 만들면 암 치료 디바이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나노나무는 나노광학소자, 센서, 바이오 및 의료분야 등 다방면으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제조공정이 간단하고 생산 비용이 싼 것도 나노나무의 큰 이점이다. 연구진은 방사선을 물질에 쏘여 화학적으로 활성화된 물질을 만들고, 이것을 다양하게 결합시켜 원래의 것과 전혀 다른 신물질을 만드는 비교적 단순한 방법으로 나노물질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물질에 조사하는 전자빔의 양과 속도를 변화시켜 나노구조의 형태를 조절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이러한 기술은 나노 구조물질 관련기술을 산업적으로 실용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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