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연료전지와 보낸 하루-세상바꿀 `연료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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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료전지가 세상을 바꾼다’.

 연료전지는 말 그대로 각종 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내는 장치다. 연료만 넣으면 바로 전기가 발생해 기존 2차전지의 한계인 충전시간 문제를 해결했다. 국내 연료전지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정용은 물론이고 노트북PC·PDA·휴대폰 등에 쓰이는 휴대형 연료전지가 속속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성큼 다가온 연료전지 시대를 미리 체험해 봤다.

 폭설과 입춘 추위를 뚫고 찾아간 경기도 용인의 ‘3리터하우스’는 문을 열자마자 기자 일행을 따뜻하게 반겨줬다.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천연가스 사용량의 15%만을 이용한 난방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실내는 아늑하고 포근했다. 더욱이 난방뿐 아니라 모든 전기기구와 조명도 내부에서 만든 전기로 충당했다.

 3리터하우스는 독일 바스프가 만든 미래형 주택을 국내에 옮겨 놓은 것이다. 단열재와 창호, 공기순환시스템 등 첨단 건축 소재 기술이 녹아 있다. 그 가운데 핵심인 연료전지는 국내 업체인 퓨얼셀파워의 기술로 개발된 ‘셀빌(Cellville)’을 사용했다. 셀빌은 일반 도시가스인 천연가스를 분해해 전기와 열을 낸다. 홍병선 퓨얼셀파워 부사장은 “35평 기준으로 천연가스를 이용한 일반 주택의 연간 난방비용은 120만원 정도가 들지만 연료전지를 이용하면 이를 15만원 내외로 줄일 수 있다”며 “금전적 이익뿐 아니라 온실가스가 80%나 감소하는 미래형 친환경 주택이 3리터하우스”라고 설명했다.

 3리터하우스의 넓은 창으로 햇살이 차기 시작하면서 연료전지 노트북PC와 PMP 그리고 휴대형 게임기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삼성SDI가 개발한 3종류의 연료전지는 모두 메탄올을 연료로 한다. 노트북PC용 연료전지는 메탄올 600㏄로 노트북PC를 무려 10시간이나 쓸 수 있는 전기를 만든다. 마치 건전지를 갈듯이 메탄올 카트리지만 교환하면 1주일이라도 노트북PC로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DVD 동영상을 3시간 이상 봤는데도 아직 연료전지는 충분한 용량이 남았다. PMP와 휴대형 게임기에 쓰이는 연료전지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4시간 가량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기기에 소주잔 절반 정도인 20㏄로 충분했다.

 삼성SDI 연료전지 개발팀의 홍명자 박사는 “1년 만에 연료전지의 메탄올 사용량을 반으로 줄이면서 전기는 10배나 늘렸다”며 “이르면 내년 말쯤 지하철에서 연료전지가 붙어 있는 모바일기기를 사용하는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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