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아이오셀-USB에 모든 것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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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B를 이용한 모든 플랫폼을 구축하라.’

 USB 이동 저장장치 제조 회사 아이오셀(대표 강병석 http://www.iocell.co.kr)은 설립 초기부터 여타 업체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01년 이 회사를 설립한 강병석 사장은 USB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고민했다. 그는 특히 일본 소프트뱅크가 브로드밴드 인프라로부터 시작해 서비스와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대기업으로 성공한 것을 보고 아이오셀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강 사장은 바이러스 백신을 USB에 탑재 ‘백신 드라이브’를 출시했는가 하면, 인터넷전화(VOIP)를 저장한 ‘폰 드라이브’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부가 솔루션을 자사의 USB에 차곡차곡 담았다. 또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라이버 설치가 필요없는 저장장치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도 확보했다.

 이런 노력으로 창업 초기 몇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 2004년 75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00억원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다양한 시도를 해 오던 아이오셀이 지난해에는 마침내 일(?)을 냈다.

 USB에 탑재되는 싱크 솔루션 ‘C2’를 발표한 것. ‘C2’란 인터넷과 연동할 수 있는 USB 관련 플랫폼으로 이를 탑재한 저장장치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다. 또 디지털 음원·영화 콘텐츠 제공 등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콘텐츠를 통한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는 등 사실상 USB의 개념을 한 차례 끌어올린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현재 엠시스템·샌디스크 등 2∼3개 업체가 관련 플랫폼을 출시하고 있다.

 강 사장은 “C2 플랫폼을 탑재한 USB는 유비쿼터스 콘텐츠 박스로 정의할 수 있다”면서 “특히 C2는 USB 뿐만 아니라 MP3플레이어 등 저장장치가 탑재된 모든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수 있어 부가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C2 플랫폼은 지난 1월 CES 전시회에 전시돼 해외 바이어에게 인정받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C2 플랫폼에 대한 아이오셀의 꿈은 크다. 현재, 이 플랫폼을 앞세워 국내 USB 드라이브 시장의 70%를 장악한 이 회사는 MP3플레이어, 휴대폰 등 저장장치가 탑재된 모바일 기기에 이를 장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 사장은 “C2 플랫폼이 휴대폰에 적용되면 인터넷을 통해 휴대폰 간 필요한 데이터를 서로 교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과 원격 서버가 연결돼 중앙에서 휴대폰을 관리할 수 있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휴대폰 제조자도 판매 이후에 고객과 양방향 대화를 할 수 있어 새로운 차원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 일거양득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아이오셀은 올해를 ‘C2 플랫폼’이 세계 표준을 향해 나아가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C2 플랫폼을 USB 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 등에도 적용하기 위해 시게이트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기업과 접촉 중이다. 또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확보가 생명인 만큼, 교통 카드 충전 서비스,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등 실제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급 기능을 이 플랫폼에 탑재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 아이오셀은 국내 성공에 그치지 않고 해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 아래 미국, 유럽 및 일본의 대형 유통망에 입점하여 아이오셀 브랜드와 ‘C2 플랫폼’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또 내달 열리는 세빗 2006 전시회 등 2∼3개의 해외 전시회에 참가, 현지 바이어에게 제품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아이오셀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4배 가량 성장한 700억원으로 잡고 있다. 10%대의 순익 달성도 이 회사의 목표다.

 강 사장은 “향후 모든 휴대 인터넷 디바이스에 ‘C2 플랫폼’을 탑재해 제품 판매에 따른 수직 계열화를 이룰 것”이라며 “특히, 플랫폼의 경우 현재 대만 등 외국 업체와 수출 계약에 있어 USB에 이은 솔루션 판매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아이오셀의 궁극적 목표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플랫폼을 모두 제공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공급 회사로 성장하는 것. 이를 위해 이 회사는 다양한 디바이스와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 임베디드 유비쿼터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향후 컴퓨터, 휴대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를 서로 완벽하게 연결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경쟁력은

 빠른 기획력만이 벤처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짧은 기간에 동종 업계 1위에 등극한 아이오셀의 최대 무기는 기획력과 조직의 슬림화에 있었다.

 기획력의 경우 이 회사는 여타 업체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매일 아침 열리는 기획회의에서는 사장 이하 전 직원이 모두 발언권을 갖는다. 제품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경쟁 업체의 충고도 받아들인다는 강 사장의 평소 지론이 가장 잘 드러나는 때가 바로 회의 시간이다. 모든 직원은 회의 석상에서는 ‘계급(직급)을 떼고 맞붙는’ 등 기획에서 전투적이다. 이런 전투적 기획회의야말로 중소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원천이다.

 이런 빠른 기획력은 사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발전, 강화된 것이다. 강병석 사장은 지난 2001년 IT 버블이 꺼져갈 때 벤처 분위기가 최악인 시점에 회사를 창업했다. 그 당시 그는 ‘미래를 준비하면서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대 전제 하에 아이템 선정에 대한 네 가지 기준을 세웠다. 즉 △향후 도래할 임베디드 유비쿼터스 플랫폼과 관련된 것 △대기업이 하고 있는 아이템이 아닌 것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것 △현재 시장이 존재하거나 1년 이내에 판매가 가능한 것 등이다.

 당시 USB 이동 저장장치는 이런 기준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었다. 물론 당시엔 USB에 대한 개념조차 생소할 때였지만 향후 성장성을 고려하고 과감한 판단을 내렸다. 이런 결단은 주효했다. 이동성이 강조되면서 2002년 이후 USB 시장이 매년 100% 가량 증가했으며 이를 응용한 제품 개발도 급속도로 이뤄졌다. 이런 응용 제품들은 예상대로 아이오셀의 부가가치를 한층 더 높여줬고 이는 빠른 기획 능력이 아니면 달성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조직의 슬림화도 이 회사의 또 다른 무기다. 현재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기업이지만 전체 직원은 20여명에 불과하다. 1인당 매출액이 10억원에 달한다.

 전체 직원 중 핵심적인 제품 개발인력이 10명 정도고 나머지 영업과 총무 인력은 4∼5명 내외다. 회사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 해 불필요한 힘의 소모를 막기 위해서다. 강 사장은 “중소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개발이라고 생각해 나머지 인원을 최대한 줄였다”면서 “매출이 늘수록 영업 직원을 더 확충할 계획이지만 연구 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끄는 사람들

 아이오셀은 현재 20여명에 불과한 작은 조직인 만큼 임원이 많지 않다. 제품 개발 및 영업을 빼곤 모두 아웃소싱하기 때문에 조직이 클 필요가 없다. 사장 포함 3명의 임원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조직의 슬림화는 아이오셀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특히, 중소기업인 만큼 임원들은 1인 다역을 맡는 등 멀티플레이어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아이오셀을 설립한 강병석 사장(43)은 경북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기술기획, 사업기획, 지식재산권, 타임머신팀, 미국 로스쿨 수학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했다. 이후 MC스퀘어로 유명한 대양이앤씨로 자리를 옮겨 신규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본부장 재직 당시 HMD(두부 장착형 영상표시장치)를 성공적으로 론칭해 당시 타임지와 ABC 방송에 출연하는 등 기술 개발 부문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경영 스타일에서 그는 시나리오 경영의 신봉자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회사의 기술 개발과 사업 방향 결정시 항상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직원들과 바이어를 설득하는 등 기획력이 뛰어난 기술 CEO라는 평이다.

 아이오셀의 안살림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김홍석 상무(42)는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대양이앤씨에 입사했다. 경남 남해 출신인 김 상무는 대양이앤씨에서 경영기획실장 등 기업 회계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 전공자는 아니지만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대학 재학시절 유명학원에서 수학 및 사회탐구영역 강사를 할 만큼 숫자와 논리에 강하다. 자신이 펴낸 수학 참고서도 몇권 있을 정도다. 현재, 김 상무는 CFO 역할 뿐 아니라 국내 마케팅 및 관리 등의 최고관리책임자(COO)도 맡고 있는 등 아이오셀에서 1인 다역을 맡고 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국내 영업을 총괄하는 문춘호 본부장(36)은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몇몇 기업에서 인터넷 관련 기술 개발과 영업을 담당했다. 그는 현재 기술 기반의 마케팅이 필수인 아이오셀 제품의 국내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제품의 기술적인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만큼 영업에서도 고객들을 쉽게 설득시킨다는 평이다. 문 본부장은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회사가 지금까지 개척하지 못했던 신규 시장을 뚫는 데 탁월한 기술을 발휘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홈쇼핑 진출 등 최근 아이오셀 제품의 신규 판매 시장 확보는 모두 문 본부장의 작품으로 강 사장으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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