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수익성 확보 vs LG이노텍 공격 경영
국내 1, 2위 종합 부품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올해 경영 전략이 180도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가 올해를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을 확보하는 실리 위주 전략을 펴는데 비해 LG이노텍은 무려 40%의 매출 상승을 목표로 공격 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직은 삼성전기가 외형상 LG이노텍을 2배 이상 앞서고 있지만 그 격차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양사의 전략이 완전히 달라 연말에 누가 웃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전 사업부문 흑자 달성을 핵심 목표로 세웠다. 작년 한 해 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200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진을 씻고 올해는 수익성 확보로 재도약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의 올해 매출 목표는 3조1000억원. 작년에 비해 약 7% 높은 수치다. 군살을 뺀 탓에 매출은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 흑자를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이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아날로그 부품 사업을 정리하고 멕시코 현지 법인도 철수, 8000명 정도의 국내외 인원을 감축했다. 올해 신규 인력 채용도 예년 수준을 넘지 않을 예정이다. 반면 시설 투자는 작년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3900억원을 책정했으며 PCB, 카메라모듈, MLCC라는 3대 핵심 제품 비중을 더욱 높여나갈 방침이다.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 이종혁 전무는 “올해는 추가 구조조정 비용이 없기 때문에 작년 4분기의 연장선상에서 매출 증가 추세가 유지된다면 수익성 확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격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작년 매출 1조원이라는 상징적 고지를 점령한 LG이노텍은 올해 무려 40%나 증가한 1조4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목표로 잡아 흑자 유지라는데 의미를 뒀다.
LG이노텍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무려 2700억원을 작년에 시설 및 연구 개발에 쏟아 부었다. 올해는 이를 통해 더욱 외형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인력도 개발 부문만 해도 역대 최대인 350명 정도를 채용, 전체 직원이 20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주력 제품도 튜너, 모터, LCD모듈, LED, 파워모듈, 카메라모듈, 무선통신모듈 등 7개에 달한다. 이 중 튜너는 내년에, 카메라모듈과 파워모듈은 2010년까지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다.
허영호 사장은 “올해 경영 전략의 핵심은 경쟁역량 강화와 수익을 동반한 성장”이라며 “작년 10월 선포한 ‘이노베이션 빅뱅’ 방침에 따라 모든 임직원이 전자부품 업계의 1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