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모두 유례없는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KTF·LG텔레콤은 당기순익 최고 기록도 갈아치우며 지난 한해 화려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무엇보다 번호이동성 시행 2년만에 SK텔레콤의 우량 가입자들이 대거 KTF·LG텔레콤으로 옮겨간데다, 가입자들의 통화량이 꾸준히 늘어나 3사 모두 인당매출(ARPU)이 4만원대에 올라선 덕분이다. 그러나 3사 모두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가운데 KTF는 설비투자가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기도 했다. KTF·LG텔레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인하 등 여론의 요구에 시늉만 내고 있는데 대해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배경이다.
◇가입자·통화량 증가가 전체 외형 키워=SK텔레콤은 지난해 75만명의 가입자를 늘린데다 월평균통화량(MOU)도 전년대비 3분이 늘어나 마침내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당기순익은 지난 2003년보다 약간 모자란 1조8700억여 원 수준. SK텔레콤의 경우 특히 무선인터넷 매출이 전년 대비 35% 가까이 급증해 전체 외형 성장에 한 몫했다. KTF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서비스 매출 5조82억원에 당기순익 5470억원을 각각 기록, 이른바 ‘5·5’ 클럽에 가입했다. 순익은 전년에 비해 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SK텔레콤과 달리 무선인터넷 데이터 매출은 당초 예상치였던 20%대 성장세에 못 미쳤지만, 전체 이동전화 순증가입자의 33%를 모집한데다 ARPU가 지난해말 기준 4만549원대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LG텔레콤도 서비스 매출 2조6751억원과 경상이익 2650억원, 당기순익 2368억원을 각각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0배 가량 급증했다. 역시 가입자 순증 규모가 43만여명에 이르렀고, 지난해말 가입자당 ARPU도 4만34원, MOU도 11.2%(발신) 늘어난 169분에 달하는 등 수익구조가 한층 개선된 덕분이다. 이통 3사 모두 ARPU 4만원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후발사업자인 KTF·LG텔레콤이 무선인터넷 등 신규사업 매출 비중보다는 가입자·통화량의 증가가 최고 실적을 기록하게 된 배경인 셈이다.
◇인색한 후발사업자=그러나 후발사업자들은 마케팅 비용은 엄청나게 쏟아붓는 대신 설비투자나 환원에는 인색한 면이 적지 않았다. 특히 KTF의 경우 지난해 1조원 가량의 설비투자를 계획했지만 7000억원 남짓한 규모만 집행하는데 그쳤다. SK텔레콤이 계획보다 1000억원 가량 모자란 1조5000억원을, LG텔레콤이 140억여원 못 미치는 3338억원을 집행한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더욱이 KTF·LG텔레콤 등 2개 후발사업자들은 통신사업의 근간이자, 산업 유발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설비투자 규모보다 가입자 모집을 위한 마케팅 비용 규모가 훨씬 컸다는 점에서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KTF는 실제 설비투자에 7138억원, 마케팅 비용에는 9562억원을 각각 들였다. LG텔레콤은 각각 3338억원과 5827억원을 집행했다. LG텔레콤의 경우 올해도 설비투자는 4000억원만 계획한 대신,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양사가 CID 요금인하 압력에 견디다 못해 다음달 CID 요금을 없앤 새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이 마저도 시늉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인 것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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