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간 LCD 협력이 7세대에 이어 8세대까지 확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3000억엔(약 3조원)이라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까지 제시하며, 양사가 8세대 공장을 건설하는 방향으로 교섭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특히 양사는 패널 공동 개발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는 8세대 협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기, 양산 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7세대 합작에 대해 그간 상호 윈윈이라고 평가해 온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8세대 협력은 발표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실현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8세대 협력 징후 곳곳에서 포착=이번 일본 언론 보도에 앞서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이달 초 미국 CES에서 “내년 8세대 LCD 라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며 “7세대에 이어 8세대 또한 일본 소니와 합작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일본 소니와 8세대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류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도 이 사장은 ‘SID2005’ 행사에서 8세대(2160×2460㎜)·9세대(2400×2800㎜) 규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이전에 소니에 이 같은 계획을 미리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소니가 원할 경우에 8세대에서도 합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소니가 오는 2007년 하반기 LCD TV 시장 주력 제품이 40인치대 이상으로 옮겨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점도 8세대 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소니는 1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에 합의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양사는 7세대 S-LCD 설립에 3조1000억원을 투입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한 3000억엔은 8세대 투자 규모로는 다소 적다는 견해도 있어 교섭 단계에서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세대 협력 합격점=지난해 각각 1조원씩을 출자해 만든 7세대 1라인(S―LCD)은 대내외적으로 성공적인 합작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수조원대의 막대한 투자 부담을 덜면서 표준화 분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점에서 LCD 업계의 대표적인 ‘윈윈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합작으로 7세대에서 4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양산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소니라는 고정 고객을 확보, 경쟁 업체와의 표준화 각축전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었다. 소니 또한 S―LCD로부터 TV용 패널 물량(32인치 기준 연간 400만대, 40인치 기준 240만대)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북미 시장에서 40인치 LCD TV 시장 점유율을 4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물리적 협력에서 화학적 협력으로=소니는 현재 삼성전자가 개발한 패널을 구입하거나 특정 규격의 패널을 의뢰해 공급받고 있다. 소니는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은 패널을 테스트한 후 TV 생산에 적용한다.
하지만 8세대부터는 아예 패널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소니가 지난해 패널을 공동 개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현재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공동 개발 형태로 패널 개발이 진행될 경우 소니는 테스트 없이 TV 기술에 최적인 패널을 공급받을 수 있고 삼성전자는 소니의 영상 기술을 습득, 더욱 뛰어난 성능의 패널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양사가 이미 7세대 협력을 통해 상승 효과를 만끽한 만큼 향후 협력은 소니의 화질 개선 노하우와 삼성전자의 대량 생산 기술을 접목해 LCD 패널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으로 확대돼 LCD 생산 중심의 협력 관계가 공동 개발로까지 넓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명승욱·김원배기자@전자신문, swmay·adolfkim@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3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4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5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6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7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8
현대차, '아이오닉 9' 공개…“美서 80% 이상 판매 목표”
-
9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10
앱솔릭스, 美 상무부서 1억달러 보조금 받는다
브랜드 뉴스룸
×